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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수도권]우리동네 옛이야기

[수도권] [우리 동네 옛이야기] [4] 종로구 중학동(中學洞)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9. 11. 23.

[수도권] [우리 동네 옛이야기] [4] 종로구 중학동(中學洞)

조선시대 교육기관 있던 중학동

'내 어린 시절의 서울거리 중학동만 해도 지금의 동십자각 앞에는 목조다리가 놓여 있었고, 그 아래 맑은 시내가 흐르고 있었다. 여름이면 냇가로 나가 바지를 걷어 올리고 바위 사이의 가재를 찾아서 올라가다가 어느새 삼청공원 산기슭에까지 닿고는 하였다.'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설계한 건축가 김수근(1931~1986) 선생은 1979년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중학천에 대한 어린 시절 추억을 풀어놓았다. 중학천(中學川)은 삼청동 북악산 자락에서 발원해 종로구 중학동(中學洞)을 지나 청계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중학동과 중학천의 '중학(中學)'은 지금의 중학동 18-6에 있던 조선시대 교육기관이다. 조선 왕조는 수도 한양을 동·서·남·북·중부로 나눠 각기 학당을 두려 했는데, 북부학당은 세우지 못하고 4부 학당이 됐다.

청계천의 가장 큰 지천(支川)인 중학천은 1957년 콘크리트로 복개돼 도로 아래 갇혔다. 김수근 선생은 기고문에서 이를 아쉬워하며 말했다. '요즘 어른들은 자동차 도로를 만든다고 그 맑은 물이 흐르는 개천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다.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동차를 위해서였다.'

올 2월 서울시는 중학천 전 구간 2㎞를 3단계로 나눠 2011년까지 물길을 되살리겠다고 했다. 1단계인 청계천~종로구청 구간 340m가 연말쯤 완공된다니 김 선생이 살아있다면 보고 기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