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편지 글/조성인 가을에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습니다. 그냥 아무에게나 한 테 말입니다. 한 때는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 봐도 괜히 감정에 사로잡혀 눈물이 핑 돌기도 했습니다. 붉어지는 단풍을 보면서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서 마치 시인이라도 된 양 나뭇잎에 글을 써서 책갈피에 한 잎 두 잎 챙겨 넣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내 나이 쉰이 넘은 지금 감정이 메말라 가는가 봅니다. 이때 즘이면 감성적인 마음보다는 겨울 걱정이 앞서니 말입니다. 그렇고 보면 나도 영락없는 그 옛날의 우리 엄마의 모습입니다. 이 가을도 작년 가을처럼 그리고 돌아올 가을도 변하지 않고 곱디고운 색동옷 갈아입고 다시 오겠지요. 변한 것이 있다면 나의 모습이겠네요. 찬바람 부는 쓸쓸한 가을 저녁 차 한잔 마시며... **2009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