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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 이런저런소식

재건축 사업승인 받으면 집값 뛴다는데…가락시영은 왜?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4. 17.

재건축 사업승인 받으면 집값 뛴다는데…가락시영은 왜?

서울에서 단일 주거단지(현재 6600가구)로는 최대 규모인 송파구 가락시영의 아파트 호가가 '재건축 사업승인' 이후 오히려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재건축 예정 단지들의 경우 보통 사업승인을 받으면 가격이 오르는 게 대부분이다.

특히 강남권에서 사업승인을 받은 곳이 흔치 않은 상황에서 이 단지에는 '호재'인데도 정반대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중개업계는 최근 잠실 일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한 데다,재건축 규제완화가 이뤄질 때까지 사업추진을 연기해야 한다는 조합원들이 늘면서 향후 전망이 불투명해진 것을 주요 원인으로 풀이했다.



16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가락시영 42㎡형(13평형)의 호가는 사업시행인가 이전인 3월 말보다 7~8% 빠졌다.

가락시영 인근 K공인 관계자는 "과거엔 재건축 사업승인이 나면 곧바로 최소 5000만원에서 1억원까지 급등하는 게 관행이었다"며 "그런데 이곳에선 3월 말 5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42㎡형 시세가 현재 5억3000만원까지 떨어졌는데도 매수세가 완전히 끊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하락세를 면치못한 데에는 잠실 일대 신규 아파트 입주물량이 급증한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송파구 J공인 박모 대표는 "잠실 일대는 최근 2년간 8000여가구가 이미 입주됐고,올해 7~8월까지 1만8000가구가 추가로 입주될 예정이어서 당분간 가격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최근 강남권 일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전체적으로 약세이긴 하지만,가락시영의 경우 사업승인 호재에도 불구하고 특히 내림세가 심하다"고 덧붙였다.

사업승인 이후 조합 측이 사업추진을 서두르고 있지만,일부 조합원들이 새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가 나온 뒤 사업추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가격하락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가락동 P공인 관계자는 "용적률이 작년 7월 조합총회에서 제시(265%)됐던 것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조합원 분담금이 2억~3억원 수준까지 높아지지 않겠느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며 "분담금 확정과 함께 분양신청이 이뤄질 5월쯤엔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003년 12월31일 이후 매입해 전매가 금지된 조합원들도 매물을 내놓기 위해 조합 측에 예외조항을 인정받을 수 없는지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가락시영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2004년 아파트를 취득한 한 조합원이 2003년 8월에 발병한 병력을 갖고 질병치료를 위한 예외조항으로 인정해 달라는 경우도 있었다"며 "조합이 이러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없는데도 자꾸 조합에 찾아와 생떼를 쓰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