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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 이런저런소식

"잠실 새 아파트 고를 때 일조권이 1순위"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4. 23.
"잠실 새 아파트 고를 때 일조권이 1순위"
용적률 높아 햇빛 못보는 집 많아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1~4단지 재건축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4단지를 재건축한 레이크팰리스와 3단지 재건축인 트리지움이 2006~2007년 입주를 끝냈고 1,2단지도 올해 7,8월경 집들이를 한다.

잠실 주공 1~4단지는 총 1만7615가구에 달하는 ‘미니신도시’급이다. 한강변에 있는데다 교통ㆍ교육ㆍ편의시설 등의 주거여건이 뛰어난 강남권이라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당연히 집값도 가장 비싼 축에 든다. 트리지움 109㎡형의 경우 현 시세가 9억8000만~11억3000만원선으로 3.3㎡당 최고 3420만원이다.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동네로 꼽히는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값 평균(3.3㎡당 2933만원)을 웃돈다.

그런데 이곳에 집주인들이 ‘쉬쉬’하는 약점이 있다. 바로 일조권이다. 재건축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용적률을 270%선까지 끌어올려 새 아파트를 짓다 보니 생긴 부작용이다.

30층대의 고층아파트가 촘촘히 들어선 때문에 한낮에도 햇빛을 못 보는 집이 적지 않다는 게 주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얘기다. 잠실동 A공인 관계자는 “평균 15층 이상은 돼야 집안에 햇빛이 충분히 들어오고 남향의 동과 동향의 동이 ‘ㄱ’자로 마주한 동들의 경우 15층 이상에서도 일조권이 방해받는다”고 전했다.

이곳은 재건축 초기부터 일조권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도곡렉슬 등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을 추진한 단지들도 잠실 주공 1~4차와 용적률(도곡렉슬 274%)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동간 거리가 짧고 일부 저층의 경우 일조권이 방해받는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도곡렉슬은 단지 주변으로 트인 곳이 많은 반면 잠실 주공 1~4차는 각 단지가 거의 나란히 있기 때문에 일조권 문제가 더 심하다.

이 때문에 건설사들이 일조권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예를 들어 2단지는 원형으로 동을 배치했고 3단지도 삼각형 모양의 대지 위에 다양한 동 배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층수와 용적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한계’는 분명하다는 지적이 많다.

일조권,가격에 본격 반영될듯

▲  최근 입주가 마무리된 트리지움 아파트의 경우 고층 아파트가
촘촘히 들어서 일부 저층 가구는 한낮에도 햇빛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 일조권이 집값에 크게 반영되지는 않고 있다. 집이 지어지기 전 분양권 상태에서는 그나마 거래가 활발했는데 집이 다 지어지고 난 이후엔 주택 거래 시장 침체 기조와 양도소득세 부담으로 거래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일조권이 구체적으로 시세에 반영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에서는 3696가구의 트리지움 단지 중 지난해 8월 입주 이후 지금까지 거래된 건수가 20건 미만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일조권에 따른 집값 차이가 많이 날 것으로 중개업소에서는 보고 있다. 조망권에 따라 집값이 수억원씩 차이 나는 게 요즘 현실인데 입주민 건강 측면에서 조망권보다 더 중요한 일조권이 집값에 반영 안될 리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지은 지 6년 이내 서울과 수도권 20개 단지 1만5000가구를 대상으로 실거래가를 조사한 결과 일조권에 따라서 집값이 평균 9.8%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실 B공인 관계자는 “시간이 갈수록 일조권에 따라 집값이 크게 차이 날 것 같다”며 “잠실 일대 재건축 아파트를 고를 때는 얼마나 햇빛이 잘 드는 집인지를 살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jsha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