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다
소리 없이 조용히 찾아온 가을
안테나를 통해 찾아왔나
문틈 사이 살며시 노크 없이 찾아온 가을
길어진 햇살을 비추며 찾아온 가을
고추잠자리 하늘 높이 빙빙 돌며 찾아온 가을
풀벌레 나팔 불며 찾아온 가을
파란 하늘에 보고는 하고 왔겠지
어느새 가을은
서늘한 바람 안고 여름을 슬며시 밀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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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아 고맙다
작년에 갔던 가을
다시 맞이 할 수 있다니 감사하다
그동안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다
돌고 돌아 찾아와 준 기을이 고맙고 감사하다
작년 재작년에도 그러했듯
다음 해에
이 가을을 맞이 할 수 있을까?라는
아직은 그런 나이는 아니지만
곳곳에 숨은 습격자가 많아
알 수 없는 게 인생사이기에
가을 너는 어느 세상에서 보내다 왔느냐
험난한 이 세상은 역병과 싸우느라
숨쉬기조차 어려웠단다
예방이라는 차원에 주삿바늘이 살갗을 파고들고
입과 코를 가리고 얼굴은 눈과 이마만 노출
누가 누군지 알아볼 수 없는 답답한 세상을 보내고 있었단다
바람아 가을아
왜 네가 부러운지 모르겠다
말을 안 해도
보이지 않아도
듣지 못해도
작년 그 바람 그 햇살 변질되지 않고
찾아와 준 가을아 고맙다
변질되어 가는 세상에 휩싸이지 않고
잘 익어가는 가을이 부럽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래도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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