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간직한 사람
최규학
작은 소원 하나 씨앗처럼 간직한 사람에 정이 간다
봉황을 보려고 오동나무를 심는 사람의 소원보다
손자에게 주려고 사과나무를 심는 할아버지의
소원에 더 정이 간다
세상을 구하려고 고행에 들어가는 사람의 소원보다
자신을 구하려고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의 소원에 더
정이 간다
자식을 출세시키려고 로비하고 다니는 요즘
어머니의 소원보다
자식이 잘 되기를 위해 물 떠 놓고 기도하는
옛날 어머니의 소원에 더 정이 간다.
그저 내 차 하나 갖고 싶은 사람
그저 내 집 하나 갖고 싶은 사람
그저 내 일 하나 갖고 싶은 사람
그저 나뭇잎 하나 갖고 싶은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의 소원에 더 정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