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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1. 6. 25.



최규학

어머니의 사랑은 정말 쑥 이었나 보다
징그러운 봄이 와 소쩍새 울 때
아버지 산소 가에 쑥 캐러 가셨지
쑥 캐며 아버지 생각도 캐셨지
쑥국을 좋아하던 아버지 생각도 캐셨지

어머니의 사랑은 정말 쑥 이었나 보다
징그러운 여름날 뻐꾸기 울 때
아버지 산소 가에 쑥 뜯으러 가셨지
쑥 뜯으며 아버지 생각도 뜯었지
쑥버무리 좋아하던 아버지 생각도 뜯었지

어머니의 사랑은 정말 쑥 이었나 보다
징그러운 가을날 풀벌레 울 때
아버지 산소에 쑥 뽑으러 가셨지
쑥 뽑으며 아버지 생각도 뽑으려 하셨지
쑥 향기 좋아하던 아버지 생각에
그만 눈물만 뽑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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