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울 아들, 재승아 고맙다~
아들아 고맙다
재승아 고맙고 미안하다
해준 게 없고
책임을 다하지 못한 못 난 엄마인 것 같아 할 말이 없다
정말 미안하다
용서해라
재승아 고맙다
아들 사랑한다
아들이 오늘 이사를 한다
32년 동안 한 지붕 밑에서 쭉 함께했는데 오늘 이별하는 날이다
둥지를 벗어나 세상 밖으로 날아간다고 한다
그동안 말로만 간다 간다고 했는데
막상 둥지를 벗어나고 없으니 가슴이 두근두근 뭔가 크게 한 방 맞은 느낌이다
빈방을 둘러보는 느낌이라니
참 무어라 표현할 길이 없다
이 허한 마음이라니 자식이 부모 앞에 죽으면 이런 느낌이겠구나
가슴이 이렇게 답답하다니
미어지는 가슴을 한 움큼 움켜잡고 한꺼번에 밀려드는 슬픔,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흑 흑 거리며 흐느끼고 있다
큰방 작은방 이쪽저쪽 사방팔방 다 둘러봐도 아들에 흔적뿐, 이것이 끝이구나 하는 생각에
가슴이 미어진다
죽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슬프다니
지금까지 아들한테 잘 해주지 못한 마음이 더 없이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제 나가면 죽을 때까지 함께 산다는 건 없을 터
아들과 함께 산다는 건 이번이 마지막인 셈, 오늘이 이별의 날인 것이다
참을 수 없는 슬픔이 밀어 닥친다
장가 간다는 아들 앞에
지금 엄마가 뭘 해 줄 수 없다는 게
가슴이 아프고 슬프구고
지금까지 뭘 했는지
할 말이 없구나
그냥 가슴이 미어지는 건
우리 아들 재승이
물질 만능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
어려서부터 고생만 엄청나게 시키고, 하고 싶은 것 다 못 해주고, 이것저것 마음 가득 밀려오는 회한이 숨을 막히게 하는구나
아들 재승아,
미안해 용서해다오
사랑한다.
네가 사랑하는 혜민이한테도
미안하고 고맙구나
너의 넓고 깊은 마음이 너무 기득하고 고맙다
사는 동안 어렵고 고되더라도
지혜롭고 영리하게 잘 견디고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어
건강한 가정을 이루기를 바랄 뿐이다
엄마는 믿는다
험하고 힘든 세상 잘 이겨내리라고
긍정적인 마음과 겸손한 자세로 잘 견뎌 주리라고
엄마가 못다 한 일 너희는 이루며
잘 살아주길 바란다
사랑하는 우리 혜민이 고맙다
사랑하는 우리 아들 재승아, 미안하다
사랑한다.
2019-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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