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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虛潭(허담)조성열·글모음

헤르만헤세의 嘉(가) 시어 -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2. 12.

헤르만헤세의 嘉(가) 시어 -

 

○집들은 잠이 오는 듯

어리마리 졸고 있다.

 

슬픔으로 하여 나의 마음은

그리움의 잔을 남김없이 마신다.

 

○내일에도 우리가 살아 있다면

아,하늘은 어떻게 밝아 올까

따뜻한 양 떼의 방울 소리가

얼마나 행복하게 우리들의 머리

위를 물결칠까.

 

○눈을 드리우고 느껴 보아라,

하얗게 서늘한 저 구름이

너의 푸른 꿈속을 지나는 것을.

 

○방랑도 젊음도 그리고 사랑도

알맞은 시기와 종말이 있다.

 

나의 여로는 어디서 끝날까.

 

○골짜기에서 이마에 구름이 낀 밤

이 엄숙하게 솓아올라

서서히 절벽과 목장과 묵은 눈의

빛을 지워 갑니다.

 

밝은 대낮은 혼자서 즐겨라

 

밤이 와

갑갑하고 불안한 너의 영혼이 나

를 찾을 땐

언제나 너의 곁에 있으마.

 

○안개 속을 거닐면 참으로 이상하

다.

살아 있다는 것은 고독하다는 것

모두가 다 혼자이다.

 

○스쳐간 구름이 은처럼 빛나기에

하얀 구름에

당신은 감미로운 향수를 느낍

니다.

당신은 내 마음속에서

은은한 행복과 환락의 욕망을

기묘하게 융화시킨다고.

 

같은 애절한 향수에 괴로워한다

고.

 

○그때

맑고 한 점의 티도 없었을 것을.

 

짧고 답답하게 와서

총총걸음으로 속절없이

청춘의 빛을 모두 걷어가 버렸다.

 

○낙엽에 덥힌 길과 또 벤치가 놓여

있는

누런 공원에 불어오는 찬바람.

 

참으로 서러운 재회였다.

너는 창백하게 서서히 사라지고

나는 높은 울타리에 기대어 있었

다.

 

○꽃향기와 감미로운 새소리 속

에서

되찾을 수 없이 은은히 울려 퍼

진다.

 

여름은 지금,붉게 타오르는 놀

속으로

가득찬 그의 술잔에서

넘칠 듯 금빛 샘물을 부어넣어

그의 마지막 밤을 말없이 드높

인다.

 

○노래책을 가지고

비단 같은 네 무릎에 안긴다.

 

○보리수가 몹시도 신음한다.

달빛이 방으로 흘러든다.

달이 편지를 비춘다.

아로새긴 사연을 더듬어 가는

고요한 달빛을 보면

자꾸만 울음이 솓아나

잠도 달도 밤의 기도도 잊어

버린다.

 

○성스런 첫사랑의 애인과 같은

말없이 아름답고 아주 순결한

그런 애인도 꿈에서 본다.

 

○말없이 눈물의 달고 서럽게 지친

앙금을 남김없이 맛보십시오.

 

한없이 아름답게만 여겨지던

화사한 청춘과 기쁨의 샘은

되찾을 수 없이 사라져 가고

슬픔과 노여움이 남았습니다.

 

잠자지 않는 나의 꿈을 스치다가

상처를 입은 그 끝없는 밤들.

 

○황량한 성벽이 옛날의 왕족을

서러워하는

그런 도시를 사랑한다.

 

언젠가는 별 같은 그녀들의 아름

다움이

내 꿈의 아름다움과 같아지리라.

 

○고향이여,너의 파란 맑은 해안을

아무래도 볼 수가 없단 말인가.

○갠 나날과 흐린 날 사이를

욕망과 단념 사이를

 

인생의 소란한 놀이도 즐거웠고

헛되지 않았다고 말할 때까지.

 

○여름 저녁

아,너는 묵은 슬픔을

다시 일깨워 주는구나.

 

늦저녁의 구름이 곱게 떠간다.

들은 따뜻이 멀리 숨을 쉬고...

사라진 청춘의 나날이여

오늘도 아직 나에게 볼일이 있는

가 !

 

○연애하는 사람들을 보고도

천국에의 동경을 느끼지 못하고

흐믓하게 여기고만 걸어간다면

영원을 청춘에게 약속한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있는 시를

아,조용히 포기하는 것이다.

 

○마지막 가냘픈 빛을 띠고

상긋한 네 향기가 방 안에 밴다.

 

나의 누이인 흰 장미여 !

 

 

**작년이 너무 아파서 금년에는 제

발 덜 아팠으면 했습니다.그런데 또

다른 아픔이 다가와 아직도 머물고

있습니다.운명의 12월29일 내일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또 다른 아픔이 오겠지만,

이제는 내공이 쌓여 잘 견딜 힘과

여유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헤세 시는 아픔과 슬픔도 있지만,

사랑과 꿈과 구름과 달빛이 있고,

추억이 있어,

제가 자주 꺼내 보는 시집입니다.

 

제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분들께 드

리는 금년의 조그만 선물입니다.

 

새해 부디 아픔과 고통없이 즐겁고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2018.12.28.虛潭.조성열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