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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나의이야기

2018년1월 28일 칠갑산(561m) 맛보기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2. 9.

칠갑산(561m)

 

 

날씨가 무척춥다

겨울답다

겨울이 겨울답지 안다던 12월

그런데 소한 대한 지나고

입춘이 지나가고 있는데

추위는 누그러들 줄 모른다

살을 에이는 듯 한 맹추위는 연일 계속되는 공격적인 추위다

 

오늘은 백제산악회에서 칠갑산 가는 날이다

참석한다는 접수도 안 했는데 가도 되는지 모르겠다

날씨가 추워 결석하는 사람이 많다는 카페 소식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얼쩡얼쩡 가고싶은 맘 반

귀찮은 생각 반

반신 반의 머리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몸은 떠날 준비를 한다

 

이번 겨울엔 산행 한 번도 못하고 지나가면 서운할 것 같아

"그래 가자~"

큰 맘먹고 추위를 앞세우고 "그려 떠나자~" "출발하자~~"

배낭속에 아이젠과 따뜻한을 챙기고 출발했다

 

찬바람을 헤치고 뛰고 달리고

버스타고 지하철 타고

약속장소에 5분 늦게 도착

죄송한 맘으로 반가운 사람들을 맞이했다

 

올 첫산행 칠갑산 기대된다

눈이라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기대를 품고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린다

 

아침 일찍 출발해서 인지 아니면

날씨가 춥다보니 관광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인지

도로가 뻥 뚤렸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한 칠갑산 입구

산행은 1부 팀과 2부 팀으로 나눠 진행했다

나는 정산까지 1부로 출발했다

역시 겨울산행은 속이 뻥뚤리는 것같아 좋고

속이 훤히 다 보여서 좋다

오늘 산행은 나의 날 인거 같다

비록 기대했던 눈은 조금밖에 없었지만

몸과 마음은 날아갈 것 같이 상쾌하다

오랫만에 나온 겨울등반 기분이 넘 좋아

혼자 소리지르고 발걸음도 가볍고

가슴 깊은 곳에서 신바람 흥바람이 절로나와

아리랑 춤이라도 추고 싶은 기분으로 산행을 만끽했다

이렇게 좋은데 안 왔더라면 클 날 뻔 했다

 

이런 감정 이런 상쾌함을

누가 만들어 주겠어 고삐풀린 망아지 마냥

그냥 나혼자 신났다 그냥 좋다

나만의 날 인 냥

가볍게 정상에 올라서니 동서남북 사방 시야가 훅 열리는 게

그냥 와~~다

한마디로 "와~"

큰소리로 "와~"내지르고 싶었는데 속으로 꾹 참았다

올망졸망 한 폭의 수채화가 쫘악 펼처진 칠갑산 주변산세

어떻게 표현할 길이 없어

카메라에 기념사진도 담고

행복도 담고

즐거움도 담고

갑자기 내 맘이 부자가 됐다

넘치는 즐거움을 무엇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넘치는 행복을 혼자 만끽하려니 가족이 생각난다

함께하면 좋았을텐데

담에 꼭 같이 오리라는 생각을 두고 산길을 읶히며

발길을 옮긴다

울창한 솔 숲길 상쾌한 공기 청청지역의 충청도 청양군의 칠갑산

한걸음 한걸음 옮길 때마다

자연에 대한 감사함과 의연함에 경의를 표하며

 

오르락 내리락 걷다보니 어느덧 칠갑산 장곡사 사찰이다

장곡사에는 상 대웅전과 하 대웅전이 있어

상 대웅전에는 철조비로나자나불좌상부석대좌 나란히 봉안되어 있는 철불좌상 국보 제58호가 있고,

하 대웅전에는 맞배지붕의 건물로 보물 제181호라고 한다

그리고 금동약사여래불좌상 보물 제337호가 안치되어 있다

 

장곡사의 역사깊은 사찰을 감상하고 점심식사를 칠갑산에서 제일 음식을 잘 한다는 식당으로 향했다

1호차, 2호차 한자리에 모여 점심식사 후 각자 개인시간

칠갑산에 유명한 장승공원 둘러보기

언젠가 와 보긴 했는데 그때보다 많이 발전되어 있다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긴 장승의 모습도 여러가지 다양하다

사람이나 장승이나 나이가 많으면 늙는 가 보다

오래된 장승은 얼굴에 버섯도 피고 좀먹어서 그런지

구멍이 송송뚤리고 애처러워 보이기도 하고

만든지 얼마 안된 앳된 장승은 반질반질 윤기가 흐른다

표현도 표정도 어떻게 그렇게 잘 만들어 놨을까?

기술이 대단하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은 참 좋은것 같다

희망과 꿈과 기대가 있으니까

오늘 아침은 꿈뚤거리며 시작했지만

일과는 어느날 보다 즐겁고 행복한 날이었다

행복은 누가 가져다 주는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란 걸 되새기며

오늘도 살아 숨 쉬며 움직임에 감사함으로 ...

 

 

2018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