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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나뭇잎/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7. 11. 9.

 

나뭇잎 /

 

최규학

 

 

나뭇잎은 새이다

날아가지 못하는 새이다

나뭇가지에 다리가 묶여서

날개를 끝없이 퍼덕이지만

날아가지 못한다

푸드덕 푸드덕

날아가는 소리만

낼 뿐

늘 그자리에 매달려있다

아무리 용맹스러워도

푸른 새는 날지 못한다

햇빛에 데이고

비바람에 찢기고

벌레에 시달리는

인고의 시간 견뎌야

끝없는 날개짓으로 주어진 날을 채워야

나뭇잎은

비로소

붉은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