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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코스모스 꽃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7. 4. 18.

코스모스 꽃

 칼럼위원 최규학

 

 

코스모스는 우리나라에서 9월을 대표하는 꽃이다. 이해인 수녀님도 수필집「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에서 코스모스를 9월의 꽃으로 선정해 놓았다. 1(수선화), 2(매화), 3(천리향), 4(라일락), 5(찔레), 6(아카시아), 7(치자), 8(백합), 9(코스모스), 10(국화), 11(팔손이꽃), 12(동백)

 

8월의 무더위가 끝나고 초가을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 길가의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꽃은 가을 분위기를 한껏 달구어준다. 여름의 왕성한 기운에 치었던 몸이 원기를 회복하면서 바라보게 되는 코스모스 꽃은 계절의 분위기와 더불어 무척 정겹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대체로 사람들은 코스모스 꽃을 좋아한다. 코스모스 꽃이 어쩐지 애처롭고 가녀린 모습이어서 정을 주고 싶고 다가가기에 어렵지 않은 때문인지 모른다.

 

코스모스 꽃의 원산지는 멕시코 고원이라 한다.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인 사람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다가 세계로 퍼졌는데, 코스모스란 이름은 1700년경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의 식물원장 카마니레스가 붙였다고 한다. 코스모스(Cosmos)의 어원은 질서, 조화, 우주라는 그리스어인데 수학자 피타고라스는 우주를 코스모스라 하였고 식물학자 카마니레스는 코스모스 꽃에 이 이름을 붙였다.

 

 코스모스 꽃이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은 1920년경 선교사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데 6.25전쟁 후에 원조물자에 씨가 묻어 들어오면서 더욱 많이 퍼진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말로는 바람결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모습을 따서 살사리 꽃이라 부른다. 코스모스 꽃은 국화과에 속하는 꽃 인데 신이 우주를 창조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하려고 처음 만든 꽃이라고 한다. 만들고 보니 완벽하지 못해 마음에 들지 않아 이리 저리 고쳐 만들다가 마지막에 완벽하게 만든 꽃이 국화꽃이라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이상하게 코스모스 꽃이 좋았다. 주변에 다른 꽃을 보기 힘든 점도 있었지만 가을 길가에 핀 코스모스 꽃을 보면 마음이 설렜다. 그 후로 코스모스 때문에 가을을 기다렸고 코스모스 꽃이 피면 늘 코스모스 꽃 옆에서 코스모스 꽃과 함께 놀았다. 그러다가 코스모스 요정을 만났다. 나는 그 후로 다양한 종류의 요정을 만나게 되었는데 코스모스 요정이 출발점이다. 처음엔 꿀벌 모양의 날개를 가진 예쁜 소녀 모습으로 후에는 코스모스 꽃무늬의 가운을 입은 여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나는 코스모스 요정을 코코라고 부른다.

                         

 

나는 코스모스 꽃을 유심히 보면서 코스모스 꽃잎이 8개인 것처럼 코스모스 꽃에는 8가지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기다림-누군가 코스모스를 기다리고 코스모스도 목 빼고 누군가를 기다린다. (2)겸손-고귀한 꽃은 온실 안에서 피지만 코스모스는 길가에 나와 핀다. (3)순결- 코스모스는 순결한 소녀의 얼굴을 닮았다. (4)조화-빨간, 분홍, 하얀 꽃이 너무도 잘 어울린다. (5)진실- 대공 색과 꽃 색이 같다. 빨간 대공에 빨간 꽃... 코스모스는 겉과 속이 같은 진실한 꽃이다. (6)재생력-코스모스는 있던 자리에 어김없이 다시 피어난다. (7)강인함-코스모스는 벌레가 물지 않고 병에 걸리지 않는다. (8)기쁨- 코스모스를 바라보면 기쁘다.

 

나는 내가 코스모스 꽃을 좋아하는 만큼 코스모스 꽃을 닮기를 소망한다. 코스모스 꽃의 8가지 특징이 내게도 나타나기를 소망하며 살고 있다. 누군가가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낮은 데로 임하는 겸손한 사람이 되고, 순결한 모습을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겉과 속이 같은 진실한 사람이 되고, 결코 쓰러지지 않고 쓰러지더라도 스스로 일어나며, 질병이나 기생충 없이 건강하고, 내 자신이 기쁘고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는 그런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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