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방아간
글/조
10평 남짓 한 사무실에
남녀 60대 어른들이 오글오글 모여 앉아있습니다.
각자의 주장을 앞세우며
주제도 없는 말의 꼬리를 잡으며
나름의 철학을 발표합니다.
상대방 말소리가 안 들리니
점점 목소리가 커집니다.
남의 말은 귀 기울이지 않고
각자 개성이 강합니다.
그러다가 의사가 어긋날 때쯤 되면
서로 상처가 될까
잠시 잠잠해집니다.
잠시 후
또 다른 주제가 도마 위에 살짝 올라옵니다.
가벼운 먹거리 이야기
가자미, 꼬막, 물미역, 바닷가의 어류가
하나씩 상위로 올라와서
잘근잘근 맛갈 스럽게 양념도 합니다.
입으로 시장보고
칼질하고
양념하고
시장기 돌 무렵 오후4시~5시 사이
맛있는 냄새가 코끝에 풍기는 듯
군침이 입안 가득합니다.
문득 어느 시골 마을 잔칫집에서
백발의 할머님 생각이 납니다.
나이 먹어 일은 못하고
입으로 입 서비스나 하시겠다며,
자신의 경험을 하나하나 잔소리처럼 퍼 놓으시신다.
울다가 웃다가
어른의 말씀 속엔 철학과
삶의 경험에서 얻어진 생활의 지혜
말씀 속에 보약이 몇 첩이나 들어있습니다.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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