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1월22일] 아버님께서 계신 곳
이곳은
고양시에 있는 봉안당 청아공원입니다.
한동안 따뜻하던 날씨가
어제부터 갑자기 영하로 내려가
무척 춥습니다.
청아공원엔 이른 아침부터
조상을 모시려는 발길이 부지런합니다.
아버님께서
이곳으로 오신지 벌써
햇수로 4년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낯설고
마음이 편안하지 않은 건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2012년 설 전날
설날 아침엔 복잡할 것 같아
막내 시동생, 저희 부부 함께
아버님을 뵈러 왔습니다.
술 한잔 못 올리고
술 대신 꽃 한 송이 올리며
기도합니다.
"아버님!
죄송합니다.
불효자를 용서하시고
가정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도와주세요."라고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살아생전 해 드린 것도 없었는데
돌아가신 뒤에도 바라기부터 하니
철없는 자식을 용서하세요.
부모는 죽어서도 부모인가 봅니다.)
이곳 청아공원에는
시 이모부님 두 분과 시외삼촌이
계신 곳이기도 합니다.
세 분은 동서지간, 한 분은 처남
조금 위안은 되나
그래도 마음은
늘 그립고 아쉬움 뿐입니다.
청아공원
유가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게 보입니다
가족 쉼터도 늘리고
주차 공간도 늘리고
지하 계단 내려가는 불편을 덜기 위해
옆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배려
올 때마다 변화하는 모습에
마음이 놓입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침 햇살은
긴 그림자를 만들고
어디선가
밝은 얼굴로
아버님께서 서 계실 것 같은
착각을 하며
주변을 구석구석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까치 한 마리*
언제 날아 왔는지
나무 위에 앉은 까치 한 마리
아마
누굴 기다리는 모양이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인사하는 까치
혹시 아버님의 혼이 아닐까? 하는
반가운 마음에
손짓을 해보지만
까치는
계속 서쪽 하늘만 바라보며 울어댑니다.
*
전에 없던 장독대
고향을 그리게 하는 풍경입니다.
큰놈, 작은놈, 통통한 놈, 길죽한 놈
모양도 가지가지
배불뚝이 장독
그 옛날 대나무 숲 뒤 곁 장독대
할머니가 홍시를 감춰 두고
하나씩 꺼내 주시던 보물창고
정 한 수 떠 놓고
자식 잘되라고 빌며 기도하던 곳
할머님의 사랑 처
엄마 품속같이 포근한 장독대.//
울창할 때 안보이더니
나뭇잎이 떨어지니
상처가 보인다.
여기저기
찢기고
꺾이고
할퀴고
나뭇잎이 무성할 땐 보이지 않던
고통의 흔적
나뭇잎이 다 지고 나서야
이제 보인다
속 살도 훤히 보인다.//
이제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혼자 돌아서는 발길이 무겁고 무겁습니다.
아버님께서
이 세상에
"좀 더 계셨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에
그립기만 합니다.
아버님 이제 편안히 쉬세요
올해는 무언지 모를 희망과 힘이 생기네요.
어머님 잘 모시고 형제간 우애 다지며
저희 잘하고 지낼게요.
발길을 돌립니다._()_
'[나의 이야기] >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향 (0) | 2012.01.31 |
---|---|
입 방앗간 //2012. 1.30 (0) | 2012.01.30 |
오늘 (0) | 2012.01.10 |
2012년 1월 7일 / 아침에 기도 (0) | 2012.01.07 |
친구가 좋다. (0) | 2012.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