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m2 당 1300만~1400만 원대 명품 신도시
위례신도시가 완공되면 송파구는 강남권 최대 규모의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강남구는 송파구의 아파트수를 줄곧 앞질러 왔지만 잠실 재건축 대단지 입주로 지난해 말 두 지역의 아파트 수는 각각 약 10만 가구(완공 기준)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위례신도시와 거여·마천뉴타운 등 입주까지 더해지면 송파가 강남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위례(송파)신도시 사업이 지난 1월 토지 보상 작업을 시작으로 본궤도에 올랐다. 오는 6월 실시 계획 승인을 거쳐 2010년 하반기 첫 분양에 들어갈 전망이다.
위례신도시는 서울에서는 처음, 그것도 강남권에 들어서는 신도시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판교나 분당, 광교 등 강남 인근 다른 신도시보다 투자성이 높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분양 시기도 거의 확정된 만큼 ‘강남권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들이라면 관심 있게 지켜보며 청약을 검토해 볼만하다.
위례신도시는 서울 송파구 거여·장지동, 경기도 성남시 창곡·복정동, 하남시 학암·감이동 일대 678만여㎡(약 205만 평) 규모로 들어선다. 성남 지역이 41%로 가장 넓고 서울 38%,하남 21% 순이다. 신도시 이름도 당초에는 ‘송파신도시’였으나 성남시와 하남시가 ‘송파’라는 말을 빼달라고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공사(토공)에 요구해 2007년 9월부터 ‘위례신도시’로 바뀌었다. ‘위례(慰禮)’는 한성백제(BC 18년~AD 475년)의 옛 도읍지 이름으로, 원래 의미는 ‘큰 고을’이란 뜻이다. 현재의 서울시 또는 하남시 일대에 자리 잡았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신도시에는 2014년까지 단독주택 620가구, 일반 아파트 4만2056가구, 주상복합 아파트 3324가구 등 총 4만6000가구가 들어선다. 당초에는 4만9000가구가 계획됐으나 인근에 장지지구 등 아파트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하향 조정됐다. 임대주택이 이 가운데 43%선으로 다소 높은 편이다. 입주는 2013년부터다.
일반 아파트는 전용면적(주거용으로만 사용하는 면적) 60㎡ 이하가 1만1437가구, 60~85㎡가 1만1857가구, 85㎡ 초과가 1만8762가구다. 강남권 수요를 고려해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주택형이 44.6%로 높은 편이다. 주상복합 아파트는 아예 모두 85㎡ 초과로 지어진다.
중·대형 아파트의 상당수는 신도시 동쪽 하남시 구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는 청량산 자락을 끼고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하남시 구역 동북쪽에 ‘대형 평형 분양주택’ 단지가 들어선다. 공급 면적 148㎡(45평)형 이상으로만 구성된 주택 단지로 위례신도시 최고급의 주거 타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층 주상복합 단지는 도시 중앙에 집중적으로 건설된다. 국토해양부와 토공은 신도시 중심부를 대중교통 수단만 진입할 수 있는 트랜짓몰(transit mall: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만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운행되고 있는 노면 전차(트램)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트램의 총연장은 5.5km로 신도시 중앙을 남북으로 관통한다. 단독주택은 조망권을 고려해 복정사거리 진입부 및 창곡천, 청량산 연접부에 집중 배치된다. 일부는 고급 타운하우스 형태로 건립된다. 분양은 2010년 4200가구를 시작으로 2011년 1만6020가구, 2012년 1만8080가구, 2013년 7700가구로 계획됐다. 구체적인 수치는 실시 계획 수립 단계에서 변경될 수 있다. 사업 초기에는 2009년 9월 분양 예정이었으나 신도시에 포함된 군부대 골프장 이전 등이 늦어지면서 1년가량 지연됐다.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지난해 전용면적 85㎡ 이하의 경우 3.3㎡당 900만 원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가 이후 해당 금액으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3.3㎡당 1300만~1400만 원까지도 예상하고 있다. 다만 이 정도 금액도 인근 시세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다. 부동산 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1월 12일 현재 위례신도시가 속한 송파구 장지동의 3.3㎡당 아파트 평균 가격은 1785만 원, 거여동은 1603만 원이다. 특히 위례신도시 분양가가 1300만 원 이하에서 결정되면 송파 지역과 경기 남부권 신도시 집값을 끌어내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례신도시에 비해 강남과 먼 분당신도시 시세는 1월 12일 현재 1688만 원이며 2006년 판교 분양가는 주택형에 따라 1200만~1800만 원 수준이었다.
위례신도시는 전면 공영 개발 방식으로 건설된다. 이에 따라 중·소형은 청약저축 가입자만, 중·대형은 청약예금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고 청약부금 가입자에게는 기회가 없다. 서울 성남 하남 등 3곳에 걸쳐 있는 만큼 지역우선공급제에도 유의해야 한다. 국토부는 최근 위례신도시의 아파트 청약을 지자체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현재의 청약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지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서울시 거주자에게 100% 우선 공급된다. 하남·성남시 거주자들은 서울시의 우선 공급에서 청약이 미달될 경우에만 청약이 가능하다. 반면 하남·성남 쪽에 짓는 신도시 아파트는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분양 물량의 30%만 우선 배정되고 나머지 70% 물량에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거주자들도 청약할 수 있다.
전용면적 85㎡ 이상 아파트 청약에 적용되는 채권입찰제도 지역별로 차등 적용된다. 채권입찰제란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80%에 못 미칠 경우 지나친 차익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을 구입하도록 해 실제 분양가를 높이는 것이다. 서울 쪽은 인근 중·대형 아파트 시세가 높아 채권입찰제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하남·성남 쪽은 시세가 3.3㎡당 비슷하거나 낮아 채권입찰제 적용은 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같은 신도시에서 분양하는 주택이지만 서울에 편입된 중·대형 아파트를 매입하는 청약자는 3.3㎡당 최소 200만 원 이상 더 부담할 가능성이 있다.
위례신도시가 완공되면 송파구는 강남권 최대 규모의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한다. 강남구는 송파구의 아파트수를 줄곧 앞질러 왔지만 잠실 재건축 대단지 입주로 지난해 말 두 지역의 아파트 수는 각각 약 10만 가구(완공 기준)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여기에 위례신도시와 거여·마천뉴타운 등 입주까지 더해지면 송파가 강남을 크게 앞지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송파구 일대 개발도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서 5호선 몽촌토성역까지 이어지는 올림픽로 일대 모텔촌을 없애고 업무용 빌딩을 대거 확충하도록 하는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을 지난해 통과시켰다. 또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부지에 대규모 컨벤션센터를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송파구는 지하철 8호선 석촌역에서 송파역에 이르는 송파대로 일대 32만㎡ 규모의 주거지역을 중심상업지역으로 탈바꿈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개발은 지역 상업·업무시설 수요 증대로 이어져 이들 개발 사업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위례신도시 개발이 중·장기적으로는 송파구 집값 상승효과를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위례신도시가 지역 교통 부담을 대폭 증대할 것이라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대규모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송파구 일대가 ‘교통지옥’이 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시 송파구 등에 따르면 위례신도시와 함께 잠실 제2롯데월드(2014년 완공), 동남권유통단지(4월), 거여·마천뉴타운(2015년), 문정동 법조단지(2015년) 등이 모두 완공되면 송파구 일대 교통량이 31%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위례신도시 건설 이후 발생할 교통 혼잡 개선에 4조3000억 원의 자금을 책정했다. 이 자금으로 신설·확장될 위례신도시의 교통 시설은 급행철도 2개 노선과 트램, 그리고 10개 노선의 도로 등이다. 우선 신도시와 용산, 경기 과천을 연결하는 2개의 급행철도가 건설된다. 신도시~용산 간 왕복 철도는 신도시 서쪽의 복정동 사거리~삼성동~신사동~용산 국제업무단지 등으로 연결된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신도시에서 서울 중심부인 용산까지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건설부동산부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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