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부동산]③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대규모 5층짜리 저층 아파트 단지인 강남구 개포지구. 개포·도곡·일원동 일대 393만7263㎡ 규모인 개포지구에는 개포주공 아파트를 비롯해 개포시영, 한보미도, 개포대우, 일원현대 등 2만8704가구가 밀집해 있다.
이 가운데 지난 1982년 5월 입주한 개포주공 1단지는 36만6032㎡(약 11만평) 터에 125개 동이 들어서있다. 3.3㎡(1평) 기준으로 집값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3월 초 현재 개포주공 1단지 36㎡형(10.8평)은 6억원, 59㎡형(17.8평)은 14억원에 이른다. 지은 지 30년이 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가 개포지구를 고층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하는 ‘개포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안’ 의결을 보류하면서 사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대표하는 개포동 일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이 가운데 지난 1982년 5월 입주한 개포주공 1단지는 36만6032㎡(약 11만평) 터에 125개 동이 들어서있다. 3.3㎡(1평) 기준으로 집값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3월 초 현재 개포주공 1단지 36㎡형(10.8평)은 6억원, 59㎡형(17.8평)은 14억원에 이른다. 지은 지 30년이 돼 재건축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9일 서울시 도시·건축 공동위원회가 개포지구를 고층아파트 단지로 재건축하는 ‘개포택지지구 지구단위계획 변경 결정 안’ 의결을 보류하면서 사업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대표하는 개포동 일대는 풍수지리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질까.
- ▲ 개포동 주공아파트 모습/조선일보 DB
개포동 일대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블루칩(Blue chip·우량 물건)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풍수지리학적으로는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풍수지리학에서는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줄 수 있는 산(山)이 집의 북쪽(뒤)에 있고 물은 남쪽(앞)에 위치한 배산임수(背山臨水) 지세를 명당자리로 꼽는다.
하지만 개포동은 정반대로 배수임산(背水臨山)지형이다. 북쪽(뒤)에는 양재천이 흐르고 남쪽(앞)에는 대모산(293?)과 구룡산(306?) 등 두 개의 산이 버티고 서 있다. 박정해 정통풍수지리학회 이사장은 “개포동은 의자 등받이를 앞으로 해서 의자에 앉아 있는 모양새”라며 “산이 남쪽에 있어 매우 불편한 형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땅 기운(地氣)도 약한 편이다. 과거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 개포동 일대는 장화를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질퍽거리던 진흙땅이었다. 풍수지리학에서 진흙은 일반 흙과 달리 땅의 기운이 머물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전항수 풍수지리원 연구원장은 “대모산·구룡산과 가까운 쪽은 땅이 딱딱해 땅 기운이 잘 머무르고 좋지만, 산과 좀 거리가 있는 개포동 일대는 진흙땅이라 땅 기운이 오랫동안 머물지 못하고 흩어지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재건축 사업이 지연되는 것도 인근 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풍수지리 전문가는 “속리산에서 이어지는 관악산은 돌산으로 삐쭉삐쭉 강하고 진취적 지세인데 반해 흙산인 대모산과 구룡산은 부드러운 산세”라며 “개포동은 두 산의 영향을 많이 받아 사업이 힘차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개포동의 지형적 단점을 극복할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박 이사장은 “배수임산을 배산임수로 바꾸려면 집을 북향으로 지으면 된다”고 말했다다. 그는 또 “산은 움직일 수 없지만, 물은 가릴 수 있다”며 “재건축을 할때 양재천쪽에 나무를 많이 심어 물을 가리고, 단지 안에 분수대나 벽천(壁川)처럼 물과 관련된 조형물을 설치하면 배산임수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 ▲ 개포동 인근 모습. 북으로 양재천이, 남으로 대모산과 구룡산이 위치한다/네이버 지도 캡쳐
개포동 일대가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은 아니지만 지난 10년간 아파트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개포주공 1단지는 이 기간 동안 4배쯤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개포주공 1단지 58㎡는 지난 2000년 1월 말 3억750만원에서 올해 2월 25일 현재 1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09년 9월에는 13억8000만원을 기록했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초반부터 10년 넘게 추진 중인 재건축 사업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9일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에 대해 ▲소형주택·장기전세주택 확대 방안 ▲허용용적률 인센티브의 적정성 여부 ▲공원 인접부 고층아파트 배치에 대한 적정성 여부 등과 관련해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서울시 결정으로 당분간 개포지구 아파트 가격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소형 주택을 많이 넣고 용적률을 낮추면 개발이익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달 말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가 끝나면 재건축 아파트 가격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재건축 아파트는 정부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강남 3개구는 원래 DTI 완화를 적용받지 않는 지역이었지만 DTI 완화가 종료될 경우 부동산 투자 환경이 변했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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