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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수도권2]지명유래

수도권II] [우리동네 지명유래] [34] 북한산국립공원 사패산/권상은 기자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0. 12. 17.

선조가 딸이 결혼하자 일부 토지 하사
외곽순환고속도 건설때 터널공사 반대로 유명

서울 북쪽에는 산꾼이라면 알아듣는 '불수사도북'이 있다.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 5개 산을 이어서 종주하는 코스를 말한다. 이 가운데 사패산(賜牌山·552m)은 북한산국립공원의 북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도봉산과는 포대능선으로 연결되고 사이에 회룡골 계곡이 있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에는 물이 풍부한 데다 곳곳에서 기묘한 형상의 바위를 발견하는 재미도 적지 않다. 정상 부근에서 울대고개 쪽으로 내려오는 능선에 있는 '갓바위'가 대표적이다. 보는 방향에 따라 모양이 달라 족두리 바위나 남근석으로 불리기도 한다.

사패산의 명물인 갓바위. 건너편에 의정부 시가지가 보인다. /의정부시 제공

사패산이라는 이름은 조선 선조가 여섯째 딸 정휘옹주(貞徽翁主)가 류정량(柳廷亮)과 혼인을 하자 하사했던 토지가 있었기 때문에 붙었다고 한다. 사패(賜牌)는 왕이 왕족이나 공신들에게 내린 토지나 노비 등 하사품을 말한다. 사패산 일대에는 당시의 일화와 관련된 지명도 남아있다. '능서들'은 정휘옹주와 류정량의 묘가 있어 붙은 이름으로, 1979년 후손들이 남양주시 별내면 덕송리로 이장했다. 또 안골 능선의 '절터'에도 사찰의 흔적이 남아있다. 정휘옹주가 세웠으나 빈대가 많아 폐지됐다는 얘기가 전한다.

사패산은 아래를 관통하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사패산 터널' 때문에 주목을 받으며 이름이 더 알려졌다. 사패산 터널은 2001년 12월 착공했으나 불교계, 환경단체 등의 반발로 5개월 만에 공사가 중단됐다. 우여곡절을 겪은 뒤 2003년 12월 공사를 재개해 2007년 12월 완전 개통됐다. 편도 4차로(폭 18.8m, 높이 10.6m) 터널이 나란히 설치돼 있으며, 길이가 4㎞로 광폭터널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