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야 한가운데 우뚝… 낮지만 高峯 못지않아
파주시 월롱면의 월롱산(月籠山)은 해발 229m의 작은 산이지만 평야 한가운데 우뚝 서 있어 전망이 어느 고봉(高峯) 못지않다. 임진강과 한강 하류, 통일전망대와 북쪽의 장단반도까지 보인다.탁트인 전망만큼 월롱산은 예부터 전략적인 요충지였다. 산 정상에는 백제 초기에 쌓은 월롱산성(경기도 기념물 제196호)이 여전히 한강과 임진강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월롱산에는 이외에도 오래된 유적이 많다. 청동기시대 주거지와 고인돌인 지석묘(支石墓), 고려 현종 때 세워진 용상사(龍床寺)가 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용상사는 1018년 거란의 침공 때 월롱산으로 피신한 현종이 창건한 고찰이다. 왕이 머물렀다는 뜻에서 용상사로 불린다. 조선 선조 때의 유학자이자 청백리인 휴암(休庵) 백인걸(白仁傑·1497~1579) 선생을 기린 용주서원(龍州書院·경기도 향토유적 제1호)도 이곳에 있다.
- ▲ 월롱산에서 바라본 파주 LG디스플레이. 멀리 임진강이 보인다. /파주시 제공
파주시지(市誌) 등에 따르면 월롱은 '높은 곳'을 뜻하는 우리말 '다락'을 한자로 쓴 것이다. 월(月)은 우리말 '다'나 '달'을 한자로 쓴 것이고, 롱(籠)은 '락'이 '랑'이나 '롱'으로 변한 것이다. 실제 월롱산은 '다랑산'이라고도 불린다. 월롱산 주변에는 다락고개, 달앗과 같은 지명이 아직도 남아 있다. 통일로를 따라 문산 방향으로 달리면 경의선 월롱역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고개가 바로 다락고개다.
월롱이란 이름에 대해서는 또다른 설도 있다. 파주지역문화연구소 이윤희(44) 소장은 "벌판 한가운데 솟은 모양이 마치 반달 모양의 대바구니를 엎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월롱이라고 불렸다"고 했다. '달 월'과 '대바구니 롱'을 풀어 쓰면 '달 모양의 대바구니'라는 뜻이 된다.
오늘날 월롱산은 LG디스플레이가 입주한 파주LCD산업단지와 월롱첨단산업단지를 품고 있다. 달 모양의 대바구니가 달처럼 다양한 영상을 비추는 LCD를 품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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