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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 이런저런소식

[이슈&현장] 재개발·재건축 대폭 축소 우려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9. 23.

[이슈&현장] 재개발·재건축 대폭 축소 우려
성남시민들, 제2롯데월드 신축에 강력 반발
서울공항의 활주로 변경이 큰 변수
재개발 행정절차 '일단 멈춤' 상태
"차제에 서울공항 이전 적극 검토를"
이재준 기자 promeju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정부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제2롯데월드 허가를 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성남시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상 112층(555m)의 제2롯데월드가 생길 경우 성남에 있는 서울공항 활주로가 동쪽으로 조정돼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 일대의 고도제한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정부, 제2롯데월드 연말까지 검토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제2차 투자활성화 및 일자리 확대를 위한 민·관합동회의'를 통해 제2롯데월드 신축에 대해 "연말까지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투자활성화와 성남 서울공항의 필요성을 감안해 윈윈할 수 있는 대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제2롯데월드 건립은 그동안 공군이 인근 서울 성남공항의 항공기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사업추진이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현재 국방부는 제2롯데월드 건립과 관련해 서울공항 활주로 변경, 보조활주로 설치 등 다양한 안들을 두고 허용을 검토중이다.

제2롯데월드가 신축되면 성남시민들이 군용항공기지법에 따라 안전비행을 위한 고도제한 규제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성남시청 관계자는 "서울공항 서쪽편에 있는 제2롯데월드를 피하기 위해선 서울공항 활주로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야 한다"며 "이렇게 되면 공항 동쪽에 위치한 성남 수정구와 중원구의 고도제한 규제가 강화된다"고 말했다. 현재는 13~14층까지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규제가 강화되면 8층 정도까지만 허용된다는 설명이다. 한마디로 아파트가 아닌 빌라 수준의 재개발만 가능하다.

성남시민들 강력 반발

이 때문에 성남시민들은 제2롯데월드 신축을 강력 반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성남의 100여개 시민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성남시재개발및서울공항문제해결위한범국민대책위 박도진(48) 상임대표는 "성남시민들은 수십년 동안 서울공항에 따른 고도제한으로 재개발이 가로막혀 왔다"며 "한 기업 때문에 성남시민이 낙후된 주거환경으로 피해를 감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현재도 성남시 전체 면적의 58.6%에 해당하는 83.1㎢ 면적이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가구수로 따지면 성남 총 가구수의 56.3%인 21만0615 가구이다.

특히 활주로 변경시 성남시 수정구 일대 재개발·재건축사업과 판교신도시 일부가 고도제한구역에 포함되거나 강화돼 사업 계획의 연기·변경이 불가피하다. 성남시 관계자는 "재개발을 위한 지구 지정이 연말까지 완료돼야 하는데, 고도제한이 확정되지 않아 손 놓고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7월 3일 국방부와 공군본부에 '성남시 고도제한 현황 및 해결방안 연구 용역'을 발송하고 고도제한 완화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지만, 군은 지금까지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재개발 지연으로 피해를 겪고 있는 21개 재건축조합이 참가한 성남시 재건축·재개발연합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재경 연합회장은 "제2롯데월드로 재개발·재건축사업 진행까지 가로막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신영수 국회의원(성남 수정)은 "100만 시민 중 56만 시민이 고도제한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서울공항은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제2롯데월드 건설로 인해 서울공항 활주로 코스가 변경되면 고도제한이 더욱 강화돼 재개발 계획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지역 전경. 이 지역은 낮은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차있어 재개발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성남시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