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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 이런저런소식

오락가락 가락시장 재건축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6. 17.

오락가락 가락시장 재건축

재건축이냐 이전이냐를 놓고 10년 가까이 끌어온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하 가락시장)이 결국 재건축으로 가닥을 잡는 모양새다.

서울시가 재건축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1985년 개설된 가락시장은 1999~2001년까지는 수도권으로의 이전이,2004~2006년까지는 현 위치에서의 재건축이 각각 추진됐었다.

한동안 관심권 밖이었던 가락시장은 지난 3월 오세훈 시장이 의견수렴을 위해 시민위원회를 조직하라고 지시하면서 논란을 예고했다.

시민위원회는 최근 이전을 우선 추진하되 중앙정부와의 협의 등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재건축을 하도록 권고했다.

서울시는 물론 시민위원회 권고대로 가락시장을 시내 타 지역(강남구 율현동 등)으로 이전하는 방안부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론 '이전은 물건너갔다'는 분위기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위원회의 결정대로 일단 이전을 추진하겠지만 이전후보지로 명시된 강남구 율현동 일대의 그린벨트 해제 등을 실제 중앙정부가 승인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결국엔 재건축으로 가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분위기가 재건축 쪽으로 기울자 인근주민 등 그동안 이전을 주장해왔던 측에서는 시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시민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했던 강감창 서울시 의원(송파구)은 "위원회의 결론은 분명 서울시가 이전을 추진하다가 도저히 안될 경우 재건축을 하라는 뜻"이라면서 "사실상 재건축으로 몰아가려는 시의 현재 태도로는 가락시장 인근 주민들을 진정으로 납득시키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당초 계획용량의 2배가량인 7500여t의 물동량을 매일 처리하는 가락시장은 열악한 위생환경,주변 교통체증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설노후화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만도 향후 10년간 124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화 사업이 지연될수록 이 같은 비용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 공은 서울시로 다시 넘어왔다.

2006년 말 재건축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도 반대여론으로 국회가 예산을 전액 삭감,결국 원점으로 돌아왔던 선례를 더이상 되풀이해선 안된다.

이호기 건설부동산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