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나의이야기

==특별한 추석==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7. 12. 21.

==특별한 추석==

 

올 추석은 우리 집에는 특별한 추석이다.
다른 해보다는 좀 슬픈 추석이 됐다.
보름 전에(양력 9월 11일 날) 아버님이 저승으로 가셨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차례 지낼 음식을 만들고 하는데
은영이가 많이 도와줬다.
우리 은영이도 이제 많이 컸다 어른이 다 돼 가는 것 같다.
동그랑땡 동태 부침 꼬지 녹두전 해물전...

올 추석은 다른 해 보다
음식을 더 많이 신경을 써서 장만을 했다.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15일밖에 안된 터라

어머님 마음이 안 좋으신 것 같다
이것저것 예민하게 신경을 쓰시는 것 같았다.
며느리들 눈치 보면서 표시 안 나게 하려고
무척 애쓰시는 모습이 영역하다.

마음에 이것저것 많이 걸리는 게
많으신 것 같다

왜 왜 왜?

그랬을까 그러지 말걸
후회하는 어머님의 모습이 안타깝게 보였다.
음식도 어머님 손수 하고 싶으신 것 같고
무엇이든 이번에는 직접 대접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셨다.

나 역시 모르는 척 항상 그랬지만...........
이번에는 더더욱 모르는 척했다.
어머니 하시고 싶은 데로.
생선도 한 두 마리 더 놓으시고
부침도 예전에는 하지 안 튼 녹두 부침을 하시고

(이북 사람들이 좋아한다고 하시면서..)

마음이 좋을 실리 없다.
그동안 고생을 많이 하셨다
13년을 병고에 시달리셨다.

옆에서 간호하신 어머님 역시 고생 엄청 하셨다.
잡수고 싶은 것 못 잡수시고
보고 싶은 것 못 보고
가고 싶은 곳 못 가보고...

한이 많을 것 같다.
정말 두 분 모두 불쌍하다.
세상을 정말 재미없게 살다 가셨다.
시대를 잘못 태어난 것도 있지만...

이북에서 피난 내려와 먹고 사는데만 급급했지
낭만 이라든가 즐거움은 좀 멀었던 것 같다.

"어버님 사랑합니다...
부디 좋은 곳에 가셔서 편안히 계세요.
아버님 저승 가셔서 보고 싶은 사람 많이 보셨나요.
엄마도 보셨어요.
아버지도 만나 보실 거라고요.
.
"그래 이승도 좋았지만 저승도 심심하지 않고 괜찮다...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저희들도 마음이 편안해요.

아버님 저는 아버님 마음 다 읽고 있었어요.
저한테 하시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요.
저 다 알아요. 무슨 말을 하려고 하셨는지 말 안 하셔도 알 것 같아요.


저한테 그러셨죠.
"우리 집으로 시집와줘서 고맙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참고 잘 살아라 그러 셨잖아요.
"걱정 마세요. 어렵지만 아이들 셋
아버님이 저한테 선물 주셨잖아요. 바르게 잘 키울게요...

아버님 저승에서 편안히 계세요.

그리고 도와주세요. 저희들의 희망에 빛이 돼주요.()()().
아버님 보고 싶습니다. 사랑했습니다

 

큰며느리 올림 2007년 9월

 



'[나의 이야기] >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친구 순자야~  (0) 2008.03.16
나의 작은 행복  (0) 2007.12.28
그리운 이들에게  (0) 2007.12.19
++합곡초등학교 동문회에 붙히며++  (0) 2007.12.17
빈손으로 돌아갈 人生  (0) 200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