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나의이야기

친정아버지 49제를 맞으며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4. 10. 22.

친정아버지 49제를 맞으며
 
비가 내린다
돌아가신 지 벌써 49일이라니
49일 동안 어떻게 시간이 흘렀는지
생각할 겨를 없이 지나갔다
아버지 생각을 제대로 해 본 날이 없는 것 같다
시어머님, 손자들, 사무실 일도, 
두루두루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런데 벌써 49일이라니
 
오늘은 비가 내린다
돌아가시던 날도 비가 내렸었다
세상을 보듬으며 잘 못된 것에 비판도 하고
정의에 불타하시던 아버지셨다
자식 교육에도 산지식 실천으로 가리키셨던 아버지
몸소 실천하시며 거짓, 성실, 진실 정의롭게 
살아라시 던 아버지
사실 난 아버지가 뇌경색 전의 아버지를 아버지로
80세 뇌경색 이후 아버지는 나의 아버지가 아니라는
충격을 받아 마음으로 아버지를 잊어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버지 80세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아버지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아버지는 아실 거라 믿으며 
비 내리는 오늘 아버지가 많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많이 좋아했고 
어떻게 하면 아버지가 좋아하실까?
칭찬 한마디 듣기 위해 아버지를 많이 도왔던 시간들이 
뇌경색을 맞으면서 
누구보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
그 이후 충격에서 쉽게 버서나 지 못하고 10년 여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회복이 안 됐다
 
그 후 나는 아버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걸 
누구를 위해 
누구보다 아버지한테 "잘했다"라는 소릴 듣고 싶어했던
이제 그럴 사람이 머리를 다치고 몸이 불편해지니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이 소흘해지고 관계가 멀어졌다
그때 이미 정을 뗐다고 나 할까?
그런 마음이었다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80세까지만 나의 아버지
지금도 80세 이전의 아버지는 자식들과
같은 생각, 같은 마음으로 함께 공유하며
아버지를 친구, 동료처럼 
둥글게 둥글게 세상과의 관계를 참 편하게 유지하려 노력하신 아버지
배려와 긍정과 공동체 의식으로 함께하는 참세상을 가르쳐 주신 아버지
보고 싶고 사랑했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0,22  큰딸 
 
 
 
 
 
 
 
 
 

'[나의 이야기] >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꼬물이의 幸福  (0) 2024.11.25
꿈속에 조부님이  (1) 2024.11.10
<사랑하는 재경 유경회 향우님>  (1) 2024.09.15
삼가 감사인사 올립니다  (0) 2024.09.09
ㅡ장봉도 일기  (1) 2024.06.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