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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사모님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3. 5. 21.

사모님

최규학

마음과 손이 따로 노는 시대에 진정 사모님이라
불릴 자 누구인가?
부유하고 높고 귀하신 분들의 부인은 많으나
교사의 부인보다 더 사모님 소리 어울리는 사람 없으리
교사를 선생님으로 존경하지 않는 세상에서도
그녀는 자기 남편을 진정한 선생님으로 우러른다.
학생들조차 교사를 한낱 길가에 구르는 돌처럼 여겨도
그녀는 자기 남편을 다이아몬드로 떠받든다.
그녀는 부족한 돈으로 오병이어의 기적을 만들고
환란이 닥쳐도 난타의 등불을 밝힌다.
언제 어디서나 남편의 학생이 되고 자식들의 선생님이 된다.
그래서 자기 얼굴과 자신의 자태가 진주처럼
익어 귀티가 나게 한다.
부족한 듯 슬픈 듯 겸연쩍게 웃으며
삶을 사랑하는 모습 달처럼 아름답다.
여인이 꽃이라면 교사 부인의 얼굴은
편안하면서도 품위 있고 애틋한 접시꼿이다.
남편을 생각해서 자신을 다소곳이 가다듬는 모습은
미모사를 닮았다.
조금은 부족한 미모 조금은 부족한 주머니
조금은 부족한 학력 조금은 부족한 배경이
그녀를 더 아름답고 더 풍요롭고
더 당당하고 더 활기차게 한다.
나는 그런 사모님을 보면 우울하다가도
구름이 배를 가르고 출산하는 햇살 같은 웃음이 난다.
교사의 부인보다 더 사모님 소리 어울릴 자 없으리
그녀의 가슴에 별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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