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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소나무 옆에서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20. 11. 21.
소나무 옆에

최규학

소나무 옆에 소나무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소나무 옆에 자작나무도 있습니다
소나무 옆에 자작나무가 있으면
자작나무의 하이얀 살이 더욱 눈부십니다
소나무의 검붉은 근육도 더욱 돋보입니다

소나무 옆에 참나무도 있습니다
소나무 옆에 참나무가 있으면
참나무의 단풍든 얼굴이 더욱 예쁩니다
소나무의 푸르른 얼굴도 더욱 드러납니다

소나무 같은 사람 옆에 자작나무 같은 사람 있으면
사시장철 서로 돋보입니다
소나무 같은 사람 옆에 참나무 같은 사람 있으면
철 따라 서로 드러납니다

이 세상에 똑같은 존재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 드러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다른 존재가 있어야 비로소 자신도 돋보이게 됩니다
그래서 소나무 옆에 자작나무와 참나무가 함께 있는 모습이
저렇게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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