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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바닷가 전설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12. 24.

 

바닷가 전설/

 

 

최규학

 

 

 

처얼썩 처얼썩 쏴아아 쏴아아

바닷가 바위섬은

인어공주의 별장이었다네

바닷가 오두막집은

가난한 소년의 궁전이었다네

인어공주는 햇님이 뜨면 자고 달님이 뜨면 깨었다네

소년은 달님이 뜨면 자고 햇님이 뜨면 깨었다네

그래서 둘은 상사화의 꽃과 잎처럼 서로 만날 수 없었다네

인어공주와 소년은 꿈속에서만 만날 수 있었지

둘은 꿈속에서 현실에서 보다 더 애틋한 사랑을 나누었다네

그러다가 인어공주는 죽어서 하얀 파도가 되고

소년은 죽어서 바닷가 언덕의 흙이 되었다

그때부터 파도는 밤낮 없이 바닷가 언덕을 향해 출렁거렸고

언덕의 흙은 조금씩 조금씩 파도의 품에 안겼다네

둘은 죽어서도 그렇게 간절히 사랑하였다네

둘은 지금까지도 그렇게 간절히 사랑한다네

처얼썩 처얼썩 쏴아아 쏴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