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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나무껍데기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8. 8.

 

 

 

나무 껍데기/

 

 

최규학

 

 

바람이 얼마나 날카로왔길래 저리 베였는가

비가 얼마나 거셌길래 저리 파였는가

벌레들이 얼마나 모질었길래 저리 부르텄는가

노숙자 옷보다 더 누덕누덕 하구나

할아버지 손등보다 더 쭈굴쭈굴 하구나

나무 껍데기가

아품을 견뎠기에

나무가 파릇한 새 잎을 피울 수 있었구나

어여쁜 꽃을 피우고

튼실한 열매를 키워 내는 구나

세상을 살아가는 것 중에

나무 껍데기보다 더 숭고한 것 또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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