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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땅에대한 짧은 생각 /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6. 9.

땅에대한 짧은 생각/

 

 

최규학

 

 

땅위에 큰 건물을 지었다고

그 땅이 부자가 된 건 아니다

다만 무거울 뿐이다

땅속에 귀금속이 박혔다고 그 땅이 귀하게 된 것도 아니다

다만 파헤쳐질 뿐이다

땅에 섞인 돌을 치우고 고운 흙이 되었다고 자랑할 것도 아니다

다만 계속하여 상처를 입을 뿐이다

땅은 거칠고 볼품 없더라도 본래 모습 그대로가 좋다

큰 나무 작은 나무 어울려 있고

풀과 꽃이 어울려 피고

돌과 흙이 섞여 있을 때가 좋다

오늘도 본 모습을 잃고

신음하는 땅을 바라보노라니

가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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