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을 바라보다가
/최규학
강이 아름다워 강에 들어가 보려고
하였습니다
어릴적 미역 감던 추억이 떠올라
훌훌 벗어던지고
저 넓은 품에 안겨보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강은 옛날처럼 반기지
아니 하였습니다
끊겨지고 막혀지고 쌓여서
이제는 더 이상 강이 아니라 했습니다
그러나 내게는
곰이 물놀이 하고
백마가 갈기를 세우던
지는 꽃잎 조차 행복해 하던
그 모습 그대로의 친구같은 나의 강입니다
곱고도 도도했던
그모습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모습은 변함없지만
들어갈 수 없는 강이 되었습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이들이 강에서 놀며 꿈을 키우고
어른이 되어 돌아왔을 때에도
강이 살아있어
강에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강이 암만 아름다워도
들어갈 수 없으면
더 이상
강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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