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친구처럼
오래된 친구처럼
글/조
바다에 빠져버린 내 영혼
바위 위에 건져놓고
묶었던 속마음을
하얀 파도와 속삭입니다
오래된 친구처럼
반갑게 맞아주는 용머리 해안
어떤 어려운 이야기도
다 들어줄 것 같은 바다다.
아무리 삶이 힘들다 해도
그 옛날
제주 산방산 용머리 해안의
소용돌이만큼이야 했으랴 만은
넓고 거대한 용암의 절벽
어떤 말의 표현도 내용도
감히 떠올릴 수 없는 웅장함에
경의를 표하고 싶어진다.
작은 돌멩이 하나하나에도
깊은 뜻이 있을 것 같고
모양마다 한이 서려 있을 것 같은
자연은 인간에게 긴 숙제를 내민다.
수천 년의 세월을 겪으며
거센 파도와 외로운 싸움
거칠게 부딪치고 부서져도
서로 의지하며 마주한 산방굴사
묵묵히 이겨낸 용머리 해안의 기암절벽
바위틈에 서서
내 마음을 바다에 던진다
아주 멀리 수평선 너머로.
~20111119~ 새벽에
'[나의 이야기] >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무리 (0) | 2011.11.29 |
---|---|
재순 친구에게 (0) | 2011.11.27 |
인생의 가을 앞에서 (0) | 2011.11.20 |
흑백사진/2 (0) | 2011.11.14 |
깊어가는 적상산의 가을 (0) | 2011.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