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희 기자 valere@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봉원사 주지 일운 스님 인터뷰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에서 영산재가 열렸다. 2부에서 열린 천수바라 광경. 대중스님들이 천수경을 독경하는 가운데 바라춤을 추는 의식이다. 바라란 서양악기인 심벌즈와 유사한 불교 의식구의 일종이다. |
영산재 도량게 장면. 불교무용의 하나인 나비춤을 선보이고 있다. |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애이에~ 어으어흐~ 이이이~~아~~
스님들의 범패소리가 장엄하게 들려왔다. 염불당 앞마당에는 괘불이 모셔져 있고 이를 중심으로 양측에는 12간지 그림과 복을 기원하는 글씨들이 매달려 있다. 오른편 멀리서는 취타대가 연주하는 각종 악기소리가 들리고, 시간에 따라 스님들이 선보이는 바라춤과 나비춤 그리고 법고춤을 구경하고자 많은 사람들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었다.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자리한 천년이 더 된 오래된 사찰. 889년 신라 진성여왕 3년에 창건된 봉원사를 비추는 뜨거운 햇살만큼 바라보는 이들도, 의식을 치르는 스님들도 화려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봉원사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 모두가 부처님의 참 진리를 깨달아 번뇌와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는 성대한 불교의식인 영산재(靈山齋)가 열렸다.
오전 10시부터 거행된 이 재는 3부로 나눠져 저녁 7시까지 끊임없이 이어졌다. 영산재는 부처상을 건다는 뜻의 괘불을 중심으로, 각종 불교 공예품들인 장엄들을 꾸리고 부처님을 모시는 의식이 1부,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노래인 범패와 불교무용으로 잔치를 벌이는 장인 2부, 그리고 번뇌를 털고 공으로 돌아간다는 회향식이 3부로 구성돼 있었다.
영산재는 지난 2009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로 등재되면서 불교예술이자 전통문화로서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이 후 영산재의 명맥을 잇고 교육하고 있는 봉원사 영산재 보존회는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초청을 받아 시연을 선보이고 있다.
이날 봉원사의 주지스님이자 영산재보존회 회장인 일운 스님(본명 마명찬)을 만나 영산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봉원사 주지인 일운(마명찬) 스님 |
인도에서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로 이 범패가 들어왔고 이는 830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진감선사에 의해서 전래됐다는 기록이 있다. 한편으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월명사 도솔가조에 이보다 앞선 760년에 들어왔다는 내용도 보여 1700여 년 동안 불교의 역사와 함께한 게 바로 이 영산재의 노래다.
하지만 그동안 종교분규와 앞서 조선의 억불정책으로 이 범패는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를 다시 연구한 건 지난 1968년 5월. 불교음악 학자들이 모여 범패에 대해 조사했고 이듬해 옥천범음회를 출범시켜 명맥 잇기를 위한 연구에 돌입한다. 이후 1973년 11월 5일 국내 중요무형문화재 50호로 범패종목으로 우선 지정되다 1987년 들어 음악뿐 아니라 무용, 장엄(무대장식)을 아울러 종목을 영산재 자체로 다시 지정받았다.
영산재에서 선보인 스님들의 법고춤. 법고(북)를 두드리며 추는 불교무용이다. |
학자들과 봉원사 스님들을 중심으로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재로 등재되면서 봉원사 영산재보존회는 더욱 바빠졌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일운 스님은 “오는 10일 중국 강소성의 초청으로 시연을 보일 것이고 이어 7월 이스라엘, 8월 우즈베키스탄 등 정부초청으로 영산재 시연공연 계획이 잡혀있다”면서 “세계인들에게 알리면서도 국내에서도 불교예술이기에 앞선 전통문화의 중요한 장으로 영산재를 이어나가기 위해 일반인들에 대한 영산재 교육과 단원활동 활성화를 통해 상설공연을 마련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불교 예술 공연이지만, 그 의미를 기려 부처님의 가르침, 즉 선을 행하는 마음을 전파해 사회정화와 세계평화에도 이바지하기를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영산재 마지막 3부인 회향식의 모습. 죽은 자들을 극락세계로 전송한다는 의미로 영산재에 쓰인 각종 장엄 등을 불에 넣어 태우는 의식이다. |
오진희 기자 valere@ 아시아경제(ww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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