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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수도권]우리동네 옛이야기

[수도권] [우리동네 옛이야기] [42] 서대문구 홍제동(弘濟洞)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0. 10. 1.

[수도권] [우리동네 옛이야기] 국립여관 격인 '홍제원' 있어 붙여진 이름

[우리동네 옛이야기] [42] 서대문구 홍제동(弘濟洞)

서대문구 홍제동(弘濟洞)은 조선시대 국립여관 격인 홍제원이 있어 이름 붙여졌다.

중국으로 가는 관리나 여행객들은 도성을 빠져나와 무악재를 넘어 홍제원에서 무거운 행낭을 풀었다. 중국사신들은 이곳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예복을 갈아입는 등 한양으로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를 했다. 어려운 사정의 병자들을 공짜로 치료해주기도 해 평판이 좋았다.

조선시대에는 1년에 네댓 번씩 명나라에 사신을 보냈다. 사신단은 딸린 관졸과 가마꾼 등까지 포함해 100여명에 달해 사신이 떠날 때 홍제원 주변은 환송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들이 탁주 한 잔 걸치다 보니 일대에는 주막거리가 형성됐다. 특히 색색의 분칠을 하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젊은 여인들이 접대하고 노래를 부르던 '색주가(色酒家)'가 즐비했고, 쫄깃한 인절미도 유명했다.

홍제원 안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병자호란 때 볼모로 끌려갔다 돌아온 '환향녀(還鄕女)'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생명과 같은 정조(貞操)를 잃은 부녀자들을 마냥 환대할 수 없었던 조정은 '과거를 씻는다'는 의미로 이들이 연못에서 몸을 씻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곳에는 1045년 창건한 사현사(沙峴寺)도 있었으나 1970년대 주변 개발에 따라 사라졌고, 보물 제166호로 지정된 '사현사 오층석탑'만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졌다. 홍제원도 1895년(고종 32년)까지 남아 있었다는 기록이 있으나 이후 흔적이 없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