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우리 동네 옛이야기] [8] 노원구 월계동(月溪洞)
사슴과 결혼한 처녀의 눈물 '녹천'
시냇물(溪)이 만나 달(月)이 된 마을, 거기가 노원구 월계동(月溪洞)이다. 중랑·우이천의 합류부 땅이 반달 모양이라 월계라 했다는데, 우이천에 달이 맑게 비쳐 월계란 말도 있다.조선시대 녹촌(鹿村)·연촌(硯村)·능골 등의 마을이 있었는데, 중심은 녹촌이었다. 뒷산 계곡 줄기가 사슴뿔처럼 생겨 녹천(鹿川)이라고도 했다는데, 실제 사슴과 연관된 전설이 내려온다.
조선 중기 중랑천이 범람해 마을을 덮쳤다. 사람들은 급히 뒷산으로 피해 목숨을 건졌으나 논밭이 망가져 생계가 막막했다. 그런데 촌주의 꿈에 신선이 나타나 "내일 정오 푸른 사슴이 중랑천에서 목욕을 할 테니 제일 참한 처녀를 뽑아 시집 보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일러줬다.
갑론을박 끝에 15살 난 염씨(廉氏)네 딸이 뽑혀 보내졌는데, 진짜 사슴이 나타나 목욕을 하더니 등에 처녀를 태워 사라졌다. 잠시 뒤 사슴이 떠난 방향에서 물줄기 둘이 흐르기 시작하더니 하나로 합쳐졌고 일대 논밭은 순식간에 비옥해졌다. 사람들은 그 냇물이 사슴과 결혼한 염씨 처녀의 눈물이라 생각해 녹천이라 불렀고, 이로부터 마을 이름도 녹천·녹촌이 됐다는 것이다.
녹천 뒷산은 지금의 초안산으로 추정되며, 옛 내시들의 무덤이 아주 많다. 노원구가 오는 24일 여기서 '초안산 문화축제'를 열어 산신제를 지내고 내시를 위한 위령제도 올린다니, 염씨 처녀도 더불어 위안을 받길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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