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수대통(행운)]/남는얘기

하나님이 절에 가고 부처님이 교회 갈때…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10. 16.

 

 

 

하나님이 절에 가고 부처님이 교회 갈때…
'다원사회 속 기독교' 대토론회 오늘
"기독교 생존원리였던 배타·독선 지금은 파멸원리가 될 수 있어"
김한수 기자 hansu@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정진홍 교수 강영안 교수
올해 한국 사회는 종교편향 논란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냈다. 불씨가 완전히 꺼진 건 아니다. 큰 숙제도 남아 있다. 앞으로도 여러 종교가 함께 나아가야 한다면 각 종교는 '공존의 기술'을 연구하고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16일 오후 3시 서울 연세대 공학원 대강당에서 열리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대표회장 손인웅 목사)의 제12차 열린대화마당은 개신교 차원의 모색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주제는 〈다원사회 속에서의 기독교와 기독교인의 자세〉다.

발표자인 정진홍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개신교뿐 아니라 기독교 전반을 다루면서 배타와 독선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종교다원화 현상과 직면해 기독교가 할 일은 하나밖에 없다. '메타노이아' 즉 '죽어 되사는 일'이다"는 것이다.
▲ 여러 종교가 공존하는 사회에서 개신교의 자세를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린다. 사진은 지난해 종교지도자협의회가 마련한 대구경북지역 각 종교 성지 합동순례에 참가한 7개 종단 종교지도자들이 대구의 계산성당을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여러 종교들과 부딪히는 가운데 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스로를 지키면서 생존해온 기독교이기 때문에 "교회 공동체의 규범은 배교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부터 구체화했다"는 것이 정 교수의 분석이다. 따라서 "배타와 독선은 기독교의 당연한 규범"이었고, 그 결과 기독교의 언어도 일상의 소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한결같이 초월, 신성, 신비 등으로 개념화"되고 "질책, 명령, 감동의 언어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정 교수는 기독교 생존원리였던 배타와 독선이 "다원종교사회에서는 오히려 파멸 또는 소멸원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가 위험하게 보는 현상은

  

▲다종교 상황을 절망적인 타락의 징후로 여기는 일

▲배제의 원칙을 더 강화하는 일

▲강자의 자의식에서만 가능한 관용을 베푸는 일

▲무관심한 채 공존을 의도하는 일

▲대화를 하면서도 자기 변화를 유보하는 일 등이다.

이날 또 다른 발제에서 강영안 서강대 교수는 "불자들과 기독교인들은 각자 상대방의 종교에 대해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스스로 훈련하고 교육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그는 개신교인으로서의 고민도 털어놓는다. "기독교를 기독교 되게 하는 것을 삭제하고도 종교로서 남아 타종교와의 공동의 평화를 추구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런 바탕에서 강 교수는 "그리스도인은 종교 다원적 상황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서로의 다름을 현실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며 "각 종교는 자신들의 종교를 공적으로 선포하고, 증언하되, 증언하는 방식은 상식에 부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 교수는 결론적으로

 

▲타종교에 대한 존경

▲믿는 근거, 믿는 이유를 타종교인이 원한다면 증거하고, 설명하고, 토론할 수 있는 준비

▲일상 삶 속에서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한 삶을 사는 것 등 세 가지를 제안한다.

이날 대화마당에서는 김원배 예원교회 목사와 조재국 연세대 교수가 토론자로 나선다. 한목협 사무총장 이상화 목사는 "최근의 종교편향 논란 등을 볼 때 깊이 있는 연구가 없다면 시한폭탄처럼 불안한 상태가 지속될지 모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