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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행운)]/남는얘기

주말에 비 잦은 현상 날씨 패턴이 달라진다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4. 27.
[날씨 칼럼] 주말에 비 잦은 현상 날씨 패턴이 달라진다
허창회 서울대 교수·지구환경과학부·조선일보 날씨자문위원
▲ 허창회 서울대 교수· 지구환경과학부· 조선일보 날씨자문위원
일요일 저녁이 되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월요일에 출근해 처리해야 할 업무를 떠올리면,
지는 해를 산꼭대기에 매달고 싶은 심정일 게다. 사람은 이렇게 일주일 단위로 생활한다.

날씨도 비슷하다. 세계 여러 도시에서 온도나 구름, 비 같은 날씨가 일주일 단위로 변하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인간 활동은 먼지를 발생시킨다. 공사장뿐 아니라 공장, 차에서 뿜어내는 배기가스도 먼지로 바뀐다.
주초에 인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공기 중에 쌓인 먼지는 대기의 수증기와 결합해 구름방울을 만든다.
수증기 양이 한정된 상태에서 먼지가 많아지면 구름방울 크기는 작아지고, 대신 숫자는 많아진다.
즉 화요일이나 수요일에는 흐린 날이 많지만 비가 올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구름방울은 기온과 기류의 변화로 대기 상층으로 더 높이 올라가 얼음덩어리로 변하고,
이것에서 빗방울이 만들어진다.
이때가 목요일이나 금요일쯤 되는데, 미국에서는 실제로 목, 금요일의 강수량이 다른 날보다 많다고 보고되었다.
이렇게 내린 비는 공기 중 먼지농도를 줄여 주초에는 다시 비교적 청명한 하늘을 볼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우리가 더럽힌 공기를 스스로 정화하는 자연의 능력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날씨 자체엔 어떤 규율이 없기 때문에 사실 날씨가 특정 주기로 변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따라서 이런 현상은 인간의 생활에 날씨가 적응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인간 활동이 점점 많아지면서 이 같은 일주일 단위의 날씨 패턴이 바뀌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나 중국에서 강수량이 많은 날이 주말까지 이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가 내려 대기 중 먼지를 씻어 내기도 전에 더 많은 오염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사람이 날씨나 기후의 평형을 깨뜨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