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맞절/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9. 10. 12.

맞절

 

최규학

 

절을 하자

허리 굽혀 절을 하자

나도 절하고 너도 절하고 우리 모두 절을 하자

 

맞절을 하자

나는 너를 보고 너는 나를 보고

서로 마주보고 맞절을 하자

내가 숙인 만큼 너도 숙이고

네가 숙인 만큼 나도 숙이고

똑같이 숙여 맞절을 하자

 

너 잘 난 것 다 내려놓고

나 잘 난 것 다 내려놓고

모두 다 내려놓고 맞절을 하자

 

바람에 대항하지 않는 나뭇가지처럼

서로 충돌하지 않는 바닷물결처럼

서로 부딪히지 말고 맞절을 하자

가슴 벅차게 맞절을 하자

맞절로 하나가 되자

'[나의 이야기] > 최규학·시집만들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빛 / 최규학  (0) 2019.10.31
계란과 바위 / 최규학  (0) 2019.10.19
운명의 꽃 / 최규학  (0) 2019.10.04
나는 꽃처럼 지고 싶다 / 최규학  (0) 2019.09.27
미루나무 잎새 / 최규학  (0) 2019.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