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튠,기타교실

"참 행복했습니다."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3. 6. 10.

"참 행복했습니다."

 

 

2013년 6월 8일 오후 5시 분당 정자동

어느 카페에서 합주 모임이 있는 날

2주 전 급조한 디딤돌밴드 네 명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2시간 전 잠깐 모여 연습하고 모임 장소로 이동했습니다

다른 팀들은 모두 일찍 나와 무대에 올라가서 리허설도 하고,

기타 튜닝도 하고, 서로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며 즐기는 모습이었습니다.

 

"나이를 불문하고 한 뜻으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 좋았습니다. 

복잡한 도시의 일상을 잠시 접어두고, 가슴 뻥 뚤리는 밴드 음악과 시원한 맥주 한 잔의 여유,
튠 가족 덕분에 무척 행복했습니다 

아마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음악이 무언지 모르고

그냥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따라 부르며 좋아하기만 하면 잘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게 해준 곳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이 나이에 노래 공연에 나가서 활동한다는 것은 아니고

또 다른 세계를 배운다는 것에 앤돌핀이 팍팍 솟아납니다 

내 손으로 할 줄 아는 악기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기타 줄을 퉁기며

노래 리듬에 맞춰 따라 부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고 고마운 일인데

무대까지 진출했다는 사실이 그저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비록 잘하지 못했지만 기타 치고 노래 부르며 참여했다는 게

살아가면서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튠 스튜디오 덕분에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씩이나 말입니다.

 

기타 시작한 지 만 1년

여러 가지 조건상 어렵게 시작했던 기타

돌아보면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언제쯤 그만둘까?

내일 그만 한다고 할까?

오늘 그만 한다고 얘기할까?

반신반의하면서 지나온 시간

이런 날들이 있기에

오늘 합주는 나에게 있어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작년 이맘때 함께 시작했던 동료가 하나 둘 그만둘 때마다

마음이 착잡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잘하지도 못하면서 괜히 혼자 남아 신경 쓰게 하지나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복잡했었습니다.

 

이대로 끝을 낼까?

끝을 내야 하나?

이대로 그냥 끝나는 것인가?

그냥 끝낼까?

어떡하지? 을 수 없이 되뇌며

통기타 하나 제대로 장만도 못 하고 

여러 가지 사정으로 갈등하며 헤맸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치는 순간 가슴이 먹먹해 지면서 감동적이었습니다. 

 

이번엔 어설프게 무대에 올라 좀 창피하기도 하고

잘 짜인 다른 팀을 보면서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담엔 팀도 잘 만들고 연습 많이 해서 좋은 모습 보여줘야겠다는 다짐도 해봅니다.

 

2013년 6월 8일 카페 버디에서의 합주 좀 민망했지만 그래도

"튠 스튜디오 합주실" 에 "디딤돌" "화이팅입니다.^^*"

참여하는 자만이 얻을 수 있다는 말을 되새기며.

 

=20130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