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와 지내니 즐겁다"며 이름 붙여
포천시와 맞붙은 의정부시 동북쪽 축석고개 자락에는 한가로운 농촌 풍경이 남아있는 '귀락(歸樂)마을'이 있다. 이미 600년쯤 전에 형성된 자연부락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40여가구 대부분이 농사를 지으며 조상이 물려준 터전을 지킨다. 5일장을 맞아 포천의 상인들이 오가던 길이 있는 골짜기인 '거능골', 마을에 있는 등성이로 바닥이 찰진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서 붙은 '진등' 등 옛 지형지물의 이름도 마을 곳곳에 많이 남아있다.
귀락마을이라는 이름은 조선 영조(英祖) 당시 평안도 도사를 지낸 박해문(朴海文)이라는 사람이 붙였다고 전한다. 그가 이곳에 와서 즐겁게 여생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식솔들이 "마을 이름이 없어서 불편하다"며 이름을 지어 줄 것을 간청했다. 이에 박해문이 "내가 이곳에 돌아와서(歸鄕·귀향) 여생을 즐겁게 지낸다(樂業·낙업)"며 '귀락'으로 지었다고 한다. 마을의 지형이 거북이가 떨어진 것과 같아서 귀락(龜落)이라고도 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요즘 귀락마을은 이름처럼 안락하지는 못하다. 구리~포천 민자고속도로 노선이 마을의 가운데를 관통하도록 설계됐고, 마을이 둘로 갈라질 운명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도로가 마을을 우회하도록 노선 변경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의정부시에서도 안병용 시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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