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산정호수 일대
명성산·망봉·여우고개·도마치고개·남창동…
포천과 철원의 경계에 자리잡고 있는 명성산(鳴聲山)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억새 명소이다.
사시사철 등산객이 많지만 특히 가을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린다. 산자락에 있는 산정호수와 더불어 포천시를 대표하는 장관이기도 하다. 그런데 명성산은 한자 표기처럼 '울음산'이다.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군림하던 궁예 무리가 왕건에게 쫓기다 이 산에 이르러 크게 통곡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 ▲ 포천시를 대표하는 명소인 산정호수와 명성산 일대. 이 지역에는 궁예왕과 관련된 지 명이 많이 남아있다./포천시 제공
포천문화원이 발간한 '포천시 지명유래집' 등에 따르면 포천에는 궁예와 관련된 지명이 많이 남아있다. 특히 명성산 일대에는 궁예와 왕건의 전투와 관련된 전설이 두루 담겨있다.
산정호수 옆 두개의 봉우리는 궁예가 적의 동정을 살폈기 때문에 '망봉(望峯)'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근처에는 궁예군과 왕건군이 격전을 벌인 '야전(野戰)골', 궁예가 끝내 항복하면서 항서를 전했다는 '항서(降書)받골'도 남아있다. 이동면 장암리 '여우고개'는 궁예군과 왕건군이 대치하며 서로 여우처럼 엿보았던 곳이라고 한다.
영북면 성동리에는 '파주골 순두부촌'이 생겨났다. 순두부로 이름난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
포천시도 지난 5월에 한옥으로 슬로푸드 체험관도 만들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마을의 이름 '파주골'도 원래 궁예군이 패해 달아나다는 뜻의 '패주(敗走)골'이었으나 발음이 변화했다고 한다.
이동면 도평리의 '도마치(道馬峙) 고개'는 산세가 험해 궁예군이 말에서 내려 걸어갔다고 해서 붙었다는 전설이 있다. 관인면 초과리의 남창동(南倉洞)은 궁예의 군대가 군량미를 비축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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