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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본동이야기]/송파 이런저런소식

잠실 신규 단지, 9억이하 매물 드물어… 매수-매도자 `힘겨루기`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7. 28.

잠실 신규 단지, 9억이하 매물 드물어… 매수-매도자 `힘겨루기`

'엘스ㆍ리센츠' '파크리오' 가보니…

서울 송파구 잠실동 '엘스'와 '리센츠' 아파트.잠실 주공1단지와 2단지를 재건축한 이들 단지를 찾은 지난 25일 시공사들은 조경 공사를 마무리하고 집들이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1만1000여가구가 넘는 강남권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 이곳은 전날 내린 비로 먼지가 씻겨나가 단지 전체가 깨끗한 모습이었다. 리센츠(40~159㎡형)는 5563가구 규모로 이달 말부터 입주한다. 9월에는 5678가구에 달하는 엘스(84~149㎡형)가 집들이를 한다. 신천동에서는 잠실시영을 재건축한 '파크리오' 아파트가 다음 달 집들이를 앞두고 있다. 파크리오도 6864가구의 매머드급 단지다.

27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 외에도 강남구와 서초구 등 강남권에서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는 2만6629가구다. 판교신도시(2만9000가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상반기에 1973가구가 입주했고 나머지는 하반기 입주 물량이다.

잠실동 일대에서는 아파트를 둘러보러 온 '구경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집을 사거나 전세를 구하기 전에 둘러보기 위해서다. 서초구 서초동에서 왔다는 김모씨(52)는 "돈이 된다고 해서 강남권에서 노후 아파트를 가지고 있었는데 집값이 쉽게 오를 것 같지도 않고 더 이상 고생하면서 살기도 싫어서 새 아파트를 알아보려고 왔다"고 말했다. 그는 "입주 물량이 많아서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예상과는 달리 매물도 많지 않고 가격도 만만치 않아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파트 값은 3.3㎡당 300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엘스는 109㎡형(4042가구)이 중간층 기준으로 9억5000만~10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신천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한두달 전만 해도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피하기 위해 2000만~3000만원 정도 싼 급매물이 나와서 거래가 제법 이뤄졌는데 요즘은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은 9억원 이하를 찾지만 실제로는 구하기가 어려워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보이지 않는 힘 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센츠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매매는 사실상 끊겼다. 지난달부터 조합에서 입주권 명의 변경을 등기 완료 후까지 해주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3~4개월은 거래가 힘들 전망이다.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엘스 역시 이달까지만 입주권 명의 변경이 가능해 매수 의사가 확실하다면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다만 집들이 시기가 다가왔더라도 입주권 상태에서는 여전히 대출이 안 되기 때문에 109㎡형의 경우 7억~8억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엘스와 리센츠의 전셋값은 109㎡형이 2억5000만~2억7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매매와 달리 전세 물량은 풍부하다.

파크리오(53~174㎡형)는 108㎡형이 8억~9억5000만원 선으로 엘스와 리센츠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며 전셋값도 2000만~3000만원 정도 싸다.




서초구에서는 반포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반포자이(84~300㎡형) 3410가구가 연말께 입주한다. 계약률이 시장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했지만 청약에서는 1순위에서 대부분의 주택형이 마감해 관심을 모았다. 빼어난 입지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집값도 비싸 112㎡형 분양권이 12억~13억원을 호가한다.

주택시장의 전반적인 침체 가운데서도 강남권의 신규 입주 아파트가 관심을 끌고 있지만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분다. 압구정동 등 극히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B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을 몇 달째 보지 못했다"며 "사무실 임대료만 까먹고 있다"고 털어놨다.

집값은 반등 기미가 없다. 대표적 재건축 대상 단지인 은마아파트도 연초 대비 1억원 안팎 떨어졌다. 최근 101㎡형이 9억4500만원에 팔렸고 113㎡형도 11억원 초반에 호가된다. 은마아파트뿐만이 아니다.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는 1억3000만원 정도 빠졌고 가락시영은 재건축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박종서/강은구 기자 cosmos@hankyung.com

입력: 2008-07-28 09:37 / 수정: 2008-07-28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