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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대통(행운)]/남는얘기

제목 : 어느 의경의 눈물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08. 6. 6.

제목 : 어느 의경의 눈물


시인 : 경기도에서 기동대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의경


당장 교과서와 싸우기에도 바쁜 시간에

너는 어째서 촛불을 들고,

고작 그것 하나만을 믿고

내 더러운 군화발 앞에 섰는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되는

나를 원망한다.

그들은 시위대가, 폭도가 아님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나는 이상과 진리와 현실과 규율과 감정,

이 수많은 괴리 속에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걸까"

역사가 내게 어떤 깊은 원죄로 욕보여도 원망하지 않겠다.

나는 이 시대가 낳은 절름발이 사생아이므로...

밤새 뜬눈으로 집회를 지켜보다 건방지게 장문을 내려썼다.

전.의경을 대표하지도 변호하지도 않겠다.

그저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

의경을 지원해서 미안하고,

동시대에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어서 미안하다.

(注)
2008년 6월 6일 오전  촛불시위를 지켜보던
경기도 기동대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의경이  서울 세종로 버스 정류장에  남긴 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