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최규학
관세음보살처럼 서 있는
가로수
지나가는 사람들을
달빛 눈으로 바라보면서
가까이 오라 손짓한다.
나뭇잎 비행기를 날리면서
얼른 와서 잡으라 손짓한다.
같지만 결코 같지 않은
여러 장이지만 오직 한 장뿐인
나뭇잎 편지를 읽으라 한다.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가로수가 십자가인 것을
가로수 옆에 다가갈 때
떨어지는 나뭇잎이
예수의 눈물이라는 것을
나뭇잎을 밟을 때 나는 소리가
'사~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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