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킬/
최규학
인생은 로드킬이다
예측할 수도 피할 수도 없는 맞닥뜨림이다
나는 누군가에게 누군가는 나에게 로드킬이 된다
물을 찾는 고라니와 님을 찾는 운전자는
왜 하필 그 순간 거기에서 만나게 되었을까
어찌할 수 없는 맞닥뜨림에 영혼은
십자가를 완성하지 못하고
고라니는 붉은 눈물 뚝뚝 흘리며 저 세상으로 간다
배고픈 까마귀 두어마리 날아와
하얀 눈물로 붉은 눈물을 지우면
길은 또 다른 로드킬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