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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최규학·시집만들기

걸래님께 /최규학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11. 27.

걸레님께/

 

 

최규학

 

 

 

당신은 성자 중의 성자요

경전 중의 경전입니다

 

당신이 지나는 곳에서는

더러움이 깨끗함이 되고

당신이 머무는 곳에서는 깨끗함이 넘쳐 빛이 납니다

 

당신은 남루한 옷을 걸친 수도자가 되어

더러운 곳을 성지 순례 하지만

당신의 맑은 영혼은 어린아이도 따르지 못합니다

 

더러운 때를 닦고

먼지를 제거하는 당신의 정화력은

꽃의 요정도 따라올 수 없습니다

 

먼저 자신을 깨끗이하고

자신의 속살로 더러운 마귀들을 품어안는

당신의 성품은 천사도 부러워할 경지입니다

 

아무리 깨끗하다고 해도

늘 더러움에 머물고

아무리 향기롭다고 해도

늘 악취가 나는 인간들이 당신을 가리켜

더러운 걸레라 멸시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칭찬은 커녕 내팽개치고 거들떠보지 않아도

원망하지 않고 몸이 낡아 못쓰게 될 때까지

주어진 사명에 충실한 당신께 경배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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