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박혜정 교수
[2015년6월10일] 제2강 잠실 새마을시장 상인대학
디자인을 설명하다
디자인은 그 상점에 얼굴이다
처음 들어보는 낱말과 단어들
어색하고 오랜만에 들어보는 강의
낯설기만 하다.
강의실 역시 열악하여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늦게 출석하는 학생
중간중간 출퇴근하는 학생
들락 달락 문지방이 불이 난다
어른 학생이라 조심스러워
강의하시는 교수님도
조금은 낯선 듯
무어라 말은 못하고 얼굴만 빨개지신다
온종일 장사하시느라 고단한 몸 어찌할 바 모르고
교수님의 강의에도 불구하고
쏟아지는 졸음에 배우는 학생도 면목없긴 마찬가지
뒷목을 무겁게 잡아당긴다
견디다 못한 수강생
강의실 밖으로 슬며시 나간다
한숨 돌리고 들어온 아저씨 학생
결국
졸음에 지치고 가게 문을 닫으려 중간에 조퇴한다
어느 수강생 강의엔 별 관심 없는 눈치다
무슨 얘기인지
어떤 말인지
너무 피곤해 안 들린단다
그것도 그럴 것이 "NUN뭐고 듸짜인은 뭐여~
"그냥 포장이라고 하든지~"
"아니믄"
"상가 진열이라고 하믄 안되나?
디자인이 뭐여~"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쉽게 설명할 것이지
"아이구 답답혀~!" "말도 못허구~잉~"
"알아 묵지도 못 헐 놈에 말~"
몸은 천근만근 졸음은 호랭이가 물어가도 모르게 오지
"죽을 뻔 혔네~"
아이구 이제 끝났네
얼릉 가운을 벗고 밖으로 나간다.
그래도 다음 강의 때는 안 졸고 잘 알아 묵으리라
마음 다지며
골목길 작은 불빛 사이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렇게 작은 지하실 강의실엔
오목조목 40여 명의 상인들의 모여
아기자기한 참새 방앗간 같은 제2강 수업을 무사히 마쳤다.
=2915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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