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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정(고향)소식]/심장같은 친구얘기

친구들과 힐링여행을 다녀와서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4. 7. 26.

친구들과 힐링여행을 다녀와서

 

                                                                            글 : 서울시립대학교 학생과 조복연

                                                                사진: 조성인(란)

                                                                                                                             2014년 7월10~12일

50년 지기 초등학교 친구 8명과 함께 강원도 속초로 2박3일간의 힐링 여행을 다녀왔다.

초등학교 친구들은 언제 어디서 만나도 반갑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항상 즐겁다.

또한 이 친구들과의 여행은 그 옛날 작은 시골학교의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동심으로 돌아가게 하여

그 어떤 여행보다도 즐겁고 재미있다. 

 

 

 

특히, 이번 여행에는 친구 중 1명이 암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도 친구들과 함께하기 위해 동행했으며, 부여에 거주해 자주 만나지 못하던 친구 삼순이 맛난 음식을 장만해 06시 첫차로 올라와 우리와 함께하여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 되었다.

 

7월 10일 동서울터미널에서 09:59 우등고속버스를 타고 속초로 향해 12시 30분경 서울시공무원연수원 옆에서 내렸다.

예전에는 속초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온 길을 다시 거슬러 와야 했는데 바로 옆에 세워 주니 참으로 고마웠다.

 

 

 

리모델링 후 처음으로 가 본 연수원은 정원도 잘 가꾸어져 있었고 로비도 훤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 딴 시설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침일찍 출발한 우리 일행 체크인을 하려하니 오후 2시가 넘어야 된다고 한다.

순간 2시까지는 1시간 반이나 남았는데 그동안 어디서 무얼 할지 당황했었다.

  

 

 

친구들과 상의하니 숙소에 들어가 점심을 해 먹기는 너무 늦을 것 같으니 가까운 식당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기다리자고 한다. 인근에 식당이 없어 연수원 식당으로 안내해 가니 환경도 쾌적하고 황태해장국을 시켰는데 음식들이 정갈하고 맛깔스러워 모두 흡족한 표정들이었다.

 

일부는 식당에서 그동안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고 일부는 매점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며 시간을 보내다 2시가 되어 체크인을 하니 602호로 배정되었다. 숙소는 20평으로 9명이 묵기에는 약간 비좁지 않을까 하고 걱정하였으나 숙소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한낱 기우에 불과했다.

20평이지만 민간콘도 25평보다도 더 넓어 보이며 방과 방 사이에도 통로가 있어 같이 또는 따로 묵기에 안성맞춤 이었으며 전면이 모두 유리로 되어 있어 가슴이 확 트이는 구조였다.

 

 

숙소에 여장을 풀고 설악산 권금성에 가기 위해 스타렉스 차를 알아보니 설악산만 왕복하기는 5만원이고, 기사까지 포함해 종일은 20만원이라 한다. 첫날은 설악산만 왕복하고 다음날은 종일 사용키로 하고 설악산으로 향하였다.

예전에 왔을 때는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려면 보통 2~3시간 정도를 기다려야 했는데 평일이라 도착하자마자 탈 수 있어 

성질급한 한국인 우리한테 딱 맞는 스타일이었다. 

 

권금성 계단을 올라 바위산에 다다르니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시원하였으며 몸도 마음도 활짝 펼쳐지는 느낌이었다. 돌이켜 보건데 나도 젊은 시절엔 등산을 참 많이 했었는데 이 기분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하고 산을 오르곤 했던 것 같다.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천길 낭떠러지였다. 몇 명의 친구들은 어지럽다고 무섭다고 바위산 초입에서만 사진을 찍는 등 서성거렸다. 나와 친구 몇 명은 사진을 찍으며 정상의 태극기를 향하여 올라가는데 정상 바로 아래인 9부 능선쯤 되는 곳부터는 줄을 잡고 올라야 했다. 함께 가던 친구들이 위험하니 더 이상 가지말자고 하였다. 사실 나도 줄을 잡고 오를 수는 있었지만 다리 힘이 없기 때문에 내려올 걱정에 자신이 없어 못이기는 척 포기했다. 10여 년 전에 정상까지 거뜬히 올랐던 기억이 떠오르며 노년에는 젊은 시절의 추억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올랐다.

 

 

 

권금성을 하산하여 신흥사를 들려 부처님께 소원을 빌고 신흥사 앞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이렇게 노는 것이 우리 나이에는 가장 좋은 여행이여‘라며 좋아들 한다. 그동안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기는 중에 친구 1명이 공돈이 생겼으니 좀 일찍 내려가 횟집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자고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데 반대하는 자 누가 있을 소냐’며 모두들 좋아했다.

 

 

 

기사가 안내하는 식당으로 가서 모듬회 2접시, 오징어 멍게 회2접시, 소주 2병에 매운탕까지 시키니 맨 먼저 오징어 멍게회가 나온다. 톡톡 씹히는 싱싱한 오징어에 붉은 색이 선명한 자연산 멍게까지 곁들인 회 접시를 보니 입에서 침이 핑 돌았다. 오징어회 접시바닥이 보일 즈음에 얇게 뜬 회로 꽃모양 같이 수놓은 것 같은 대형 모듬회 접시가 대령하니 모두들 이렇게 얇게 뜬 회는 처음이라며 행복한 얼굴로 매운탕에 밥까지 먹고 8시경에 숙소로 돌아 왔다.

 

 

둘째 날인 7월 11일 오늘은 힐링 여행답게 허브농장 → 오색약수터 → 주전골 산책 → 휴휴암 → 하조대 → 낙산사를 거쳐 숙소로 돌아오기로 하고 어제 예약했던 스타렉스차로 숙소에서 출발했다.

 

민간이 허브제품을 판매하면서 운영하는 작은 허브농장을 둘러보고 사방이 온통 붉은 쇳물로 뒤덮인 오색약수터에 도착하였다.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 그냥 그곳에 주저앉아 놀고 싶은 곳이었다. 약수는 철분과 탄산수가 함유되어 맛이 찜찜한데도 몸에 좋다는 말에 모두가 한 바가지씩 잘도 비운다. 약수터 언덕 위에 앉아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사방의 대자연의 경치를 한동안 만끽하고 주전골 로 향하였다.

 

 

주전골이란 오색약수터에서 금강문(선녀탕)과 용소폭포를 지나 12폭포로 갈라지는 삼거리까지의 등산로를 말하는데 우리는 힐링 여행이니 만큼 오르는 코스보다는 위에서부터 오색약수터로 내려오는 가벼운 코스가 좋다는 기사의 말을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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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 하차해 보니 대청봉 정상으로 가는 중간쯤 되는 지점 같았다. 주전골 등산로로 들어서니 숲속 사이길로 등산로 대부분이 그늘지어 여름철에 걷기 좋은 길이었다. 또한, 주변 산 봉우리에는 괴암괴석과 바위들이 많아 볼거리가 많고 경치가 수려해 걷는 내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오르막으로 걸어도 1시간 정도면 완주하는 길이라는데 우리는 내리막인데도 잊지 못할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주변경치와 어울러 사진 찍느라고 1시간 30분이 넘게 걸렸다.

 

 

 

 

주전골 산책을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기사가 미리 정해준 오색약수터 옆의 등선대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이미 세종시에서 오셨다는 70~80대 할머니 40여분이 식사 나오기를 기다리고 계셨다. 우리 일행 중 한명이 우리도 저 나이 쯤 돼서 다시 오자고 하니 모두들 좋다고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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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산채 비빔밥을 시켰는데 서비스라며 메밀전과 도토리묵을 먼저 갖다 준다. 아마도 할머니들 식사 때문에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으니 미리 요기하라는 것 같았다. 서비스라는 말에 모두들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며 막걸리 타령을 하여 옥수수막걸리 세병을 시켜서 먹는데 안주가 모자라 감자전 3접시를 더 시켰다. 점심까지 먹고 나니 막걸리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 천하를 다 가진 기분이었다.

 

  

 

업 된 기분으로 차에 올라 한참을 달리니 휴휴암에 도착했다. 휴휴암이란 ‘맘과 몸을 모두 내려놓고 쉬고 또 쉬어가는 절’을 뜻한다고 한다. 휴휴암 앞 나무그늘에 앉아 잠시 쉬면서 눈앞에 펼쳐지는 경치를 바라보니 모든 시름과 무더위마저도 사라져 온몸이 편안해 지며 휴휴암이란 말을 실감하게 하였다. 휴휴암의 주지 홍법스님이 이곳에 암자를 짓고 기도를 드리기 시작한지 4년째 되던 해, 무지개가 뜨는 해변에 누워 있는 관세음보살 상을 발견했다고 한다. 철썩거리는 파도 사이에 뽀얗게 드러난 형상이 어찌 보면 넉넉한 몸피의 달마상도 닮았다.

 

 

"유일하게 바닷물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삼순이 뿐이다. 조리사 담게 해초를 뜯어 저녁에 초묻힘을 한다며 욕심을 낸다."

 

와(臥)불상 우측에는 관세음보살 상을 향해 기어가는 모습의 거북바위와 발가락 모습의 발 모양 바위, 그리고 손가락을 가만히 말아 쥔 모습의 주먹바위 등이 어울려 있었다.

휴휴암을 뒤로 하고 다음코스인 하조대로 향했다.

 

 

주차장에 내려 먼저 등대가 있는 곳으로 갔다. 동해안의 관광지가 대부분 그렇듯이 이곳도 온갖 기암괴석과 바위섬들로 이루어져 있는 암석해안 이었다. 바다와 바위들 그리고 소나무와 어우러진 이곳 풍경도 또한 어느 관광지 못지 않게 참으로 아름다웠다. 등대에서 내려와 오른쪽에 위치한 하조대로 올라갔다.

 

 

정자 바로 옆에 조선의 개국공신인 하륜(河崙)과 조준(趙浚)이 은둔하며 혁명을 도모한 곳이라 하여 하조대라 명하였다는 내용과 조선 정조 때 건립하였으나 한국전쟁 때 불에 타 1998년에 다시 재건되었다는 안내판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조대에서 바다를 내다보니 바로 앞에 멋지고 큰 바위가 있었는데 바위 맨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소나무는 수령이 200년이 넘는 보호수라는 안내판이 있었다.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을 수 없는 곳에서 홀로 저토록 아름다운 자태로 긴 세월동안 살아가고 있는 소나무를 보며 무한한 자연의 힘을 느끼게 되었다.

 

하조대 관광을 마치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낙산사로 향하여 오후4시경에 도착했다. 나이가 나이이니 만큼 모두가 조금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2005년 화재로 불타고 복원된 후 처음으로 온 낙산사지만 바닷가에 위치한 자료전시관, 홍련암, 의상대, 보타전을 둘러보니 예전의 모습과 별 다른 것 같지 않았다. 모두가 피곤해 하여 돌아오는 길에 의상대에서 들려 단체사진을 찍고 시원한 바다경치와 바람에 홀려 한참을 놀다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여행 마지막 날인 7월 12일은 숙소에서 힐링 하다가 12시에 체크아웃하고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상경해 저녁을 먹고 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