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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선술집에 걸려있는글

by 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3. 4. 6.
 

어느 선술집에 걸려있는 글

        친구야!

        이쁜 자식도 어릴 때가 좋고
        마누라도 배꼽 밑이 즐거울 때가 부부 아니냐.
        형제간도 어릴 때가 좋고
        벗도 형편이 같을 때가 진정한 벗이 아니더냐.

        돈만 알아 요망지게 살아도 세월은 가고
        조금 모자란 듯 살아도 손해볼 것 없는 인생사라
        속을 줄도 알고 질 줄도 알자.

        내가 믿고 사는 세상을 살고 싶으면
        남을 속이지 않으면 되고
        남이 나를 미워하고 싫어하면

        나 또한
        가까운 사람에게 가슴 아픈 말 한 적이 없나
        주위를 돌아보며 살아가자.

        친구야!

        큰 집이 천 간이라도
        누워 잠 잘때는 여덟 자 뿐이고
        좋은 밭이 만 평이 되어도 하루 보리쌀 두 되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세상이니


        몸에 좋은 안주에 소주 한 잔이고
        묵은지에 우리네 인생을 노래하세.

        멀리 있는 친구보다
        지금 당신 앞에 이야기 들어 줄 수 있는

        친구가 진정한 사람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