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하나
글/임원재
"소적헌(小滴軒)"
작은 물방울이라
옥호(屋號)를 새기며..... .
톰방 똑 또르르
물방울 하나
연꽃에 앉아 이슬로 구르다가
굽이굽이 돌아서
여울로 내려와
가재랑 놀고
호젓한 산길에 못 타는 사슴
갈증을 풀어주는
졸 졸 졸 개울물로 흘러라
해 맑은 여름날은
하늘 떠돌다가
해질 무렵 땅속으로 스며들어
풀꽃을 피우고
옹달샘에 모여앉아 숨 돌리는
눈물만큼 고운 물방울 하나
꽁꽁 얼어붙은 겨울
용케 견뎌내고
장마철 홍수에도 넘치지 않고
숨죽여 소리 없이
강물로 나와 배를 띄운다.
내 이름은
작은 물방울 하나
뒤를 돌어보지 마라
속절없이 흘러 머무는 곳
바다! 황방한 하늘바다
나 거기서 산산이 부서져
영원한 바다가 되리라.
=백강문학 2010호에서=
그의 시에 크게 밑받침되고 있는 것이 향토적 정서와 자연이다.
그의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생활을 윤택케 한 자연이다.
그러므로 그의 자연은 때로는 기쁨과 슬픔도 많이 자아낸다.
이러한 자연은 먼 훗날 고향을 추억함으로 더욱 아름다운 것이 된다.
-이성교 시인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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