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은혜' 관련 유적 남아
가평군 하면에서 발원해 남쪽으로 흘러 북한강에 합류하는 조종천(朝宗川)은 청정 하천으로 이름이 높다. 조종천이 대금산 자락을 굽이치며 흐르는 하면 대보리(大報里)에는 조선 후기 숭명배청(崇明排淸)운동과 관련된 유적이 남아있다. 경기도 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조종암(朝宗巖)이다. 한곳에 모여 있는 여러 개의 바위에 글귀가 두루 새겨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가 베푼 은혜를 잊지 말고, 병자호란 때 청나라로부터 당한 수모를 되새기자는 뜻을 담았다.- ▲ 가평군 하면 대보리의 조종암.
가평문화원에 따르면 조종암은 1684년 조선 숙종 당시에 생겼다. 우암 송시열이 명나라 의종의 어필인 '思無邪(사무사-생각에 사악함이 없다)'를 새기고, 북벌론을 주도했던 효종이 내린 '日暮途遠 至通在心(일모도원 지통재심-해는 저물고 갈길은 먼데, 지극한 아픔이 마음속에 있네)' 글귀를 당시 가평군수에게 보내 새기도록 했다고 전한다. 이밖에도 선조대왕 등 여러 인물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조종암을 이곳에 세우게 된 이유는 조종천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조종(朝宗)은 '여러 강물이 바다에 흘러 들어가 모인다', '제후가 천자를 알현한다'는 뜻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조종암에는 대보리의 유래가 된 대보단(大報壇)도 있었다. 대보단은 임진왜란 당시 원군을 보내 준 '큰 은혜를 갚겠다'며 만든 사당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의 유림은 물론 임금도 이곳을 참배했다는 얘기가 내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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