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9. 12. 13:43

 

가을/

 

 

최규학

 

 

 

당신 가실 때 이별이 서러워

나뭇잎이 눈물처럼 쏟아졌지요

당신 가시고서 차가운 바람 불어와 꽁꽁 얼었지요

 

따스한 날도 잠시

뜨거운 열풍 불어와 활활 탔지요

이 번 열풍이 하도 강해서

당신은 문밖에서 들어오지 못할 것 같았지요

 

열풍에 못 이겨 문 열고 옷 벗고

넋까지 나가려는 순간에 당신이 오셨군요

그 강한 열풍을 몰아내고

당신이 오셨군요

 

길가로 꽃 구경 가요

산으로 단풍 구경 가요

빨간 사과 따 먹고

알밤도 주워요

 

든든한 당신이 있어서

찬바람도 열풍도 두렵지 않아요

때가 되면 어김없이 오시는 당신

참 멋진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