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홀더/자운영(시적성) 2018. 4. 14. 16:27

등대에게/

 

 

최규학

 

 

 

당신을 보면 그 노인이 생각난다오

벌건 대낮에 등불을 들고 사람을 찾던 그

거룩한 노인 말이오

당신도 그 노인처럼 등불을 들고 배를 찾고 있지 않소

그 노인은 낮에 참사람을 찾았는데

당신은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배를 찾는구려

검은 물결 당신을 향해

끊임없이 달려들고

인어의 구슬픈 노래 소리 애간장을 녹여도

당신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배를 기다리는 구려

당신을 더 존경하오

당신에게 큰 절을 올리겠소

오늘밤에도 수고하시오